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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규모 학교 살길은 통폐합이다.

by 조무주 2012. 9. 20.

 저 출산의 영향으로 소규모 학교가 급증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학생들의 수가 너무 적어 비효율적이며 인건비와 운영비도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같은 불합리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폐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학교가 폐지 되는 것에 대해 졸업생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쉽게 통·폐합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충북도교육청이 발간한 2012 교육행정요람에 따르면 초·중·고 473개 학교 가운데 소규모 학교는 무려 185개로 37.9%에 달했다. 초등학교 275개 중 50명 이하의 학교가 77개, 51~100명 65개 등 142개(51.6%)가 소규모 학교로 나타났다. 중학교 130개 중에도 50명 이하 24개, 51~100명 15개 등 39개(30%)가 소규모 학교다. 고등학교도 4개고가 소규모 학교로 조사됐다.
 단양군 영춘면 별방중은 전교생이 13명인데 교사 9명에 교직원 3명 등 12명의 교사와 직원이 근무한다. 제천시 수산면 수산중은 전교생 27명에 교사 9명, 교직원 3명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수면 한송중도 학생 17명에 교사 9명, 교직원 2명으로 교사 1인당 2명의 학생을 담당하는 꼴이다.
 이같은 소규모 학교는 농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주의 내곡초, 서촌초, 북일초는 전교생이 100명 이하다. 북일초는 1학년이 겨우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내 초등학생 수는 9만4541명으로 지난해 보다 5385명이 줄었으며 중학생은 6만1599명에서 5만9460명, 고등학생 수는 6만678명에서 6만77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소규모 학교가 해마다 증가하자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보은군 속리중과 내북중, 원남중을 통합해 전국 최초의 기숙형 중학교인 속리산중학교를 개교했다. 올해 3월 문을 연 속리산중학교는 모든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는다. 기숙사비 등 학생 부담 경비는 교육지원청에서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속리산중학교는 경비 절감은 물론 기초 미달 학생이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보였다. 그러자 중학교 통·폐합을 원하고 있는 충주, 제천, 단양, 영동군 등 4곳에서 기숙형 중학교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숙형 학교를 설립할 경우 각종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데다 매년 학교 운영비로 5억원이 지원된다. 이때문에 충북도교육청이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이다. 기숙형 중학교는 2009년 7월부터 추진됐다. 도·농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비 전액 지원으로 학부모 재정 부담을 경감시켜 주자는 취지였다.
 속리산중학교는 파격적인 지원에 전교생이 학교의 프로그램과 기숙사 생활을 통해 농촌 교육의 질을 높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구나 이농을 결심하던 농촌 주민들이 농촌에 정착하는 부수 효과도 올렸다. 또 통·폐합 전 교직원 수가 40명에서 28명으로 줄어 매년 5억8000만원의 인건비와 운영비가 절감됐으며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교육격차도 줄였다. 도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하는 기숙형 공립중학교인 오성중학교를 현재 건립중이다. 오성중은 목도중, 감물중, 장연중을 통·폐합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되는 기숙형 공립중학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충북도교육청은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단'을 오는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운영한다. 충주, 제천, 단양, 영동 등 4곳에서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다. 소규모 학교의 통페합은 시대의 흐름이다. 효율성을 놓고봐도 반드시 추진돼야 하는 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