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읽기

꽃이 향기로워야 벌나비도 쉬어간다.

조무주 2007. 10. 21. 11:08
꽃이 향기로워야 벌 나비도 쉬어간다
꽃이 예쁘다고 하지 않고 향기롭다 했을 때, 여자의 미모보다는 인품을 뜻하는 것이겠다. 벌 나비가 놀다가는 것이 아니라 쉬어간다고 하면 여자의 인품에 끌렸다고 해야겠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인가. 어차피 노류장화일 텐데 인품까지 말하는 건 지나친가. 하지만 기생에도 도인기생이 있다지 않나.

꿩 잡아먹은 쑥구렁이 같다
큰일을 저지르고도 느긋한 표정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그래도 쫓는 데까지는 한 번 쫓아 봐야겠어. 그 작자가 생사람을 죽여 놓고도 꿩 잡아먹은 쑥구렁이처럼 늘럼한 얼굴로 병원문을 나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세상이 온통 그 작자한테 농락을 당하는 것 같아…." (송기숙의 '추적')

끈 떨어진 줌치, 줄 떨어진 연 신세
줌치란 주머니의 사투리.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빗대는 말이거나, 물건이 아주 못 쓰게 되었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그나저나 최건이 그놈은 이제 끈 떨어진 줌치요, 줄 떨어진 연 신세구만." "그놈보다도 학조 집에 드러누워 있는 왕길이 그놈 꼴이 볼 만하겠는 걸." (정동주의 '단야')
 
꿀있는 꽃이라야 벌 나비도 찾아간다
미모만 빼어나서 될 것인가. 여러 모로 갖추고 있고 취할 게 있어야 사내들이 따르게 된다는 뜻. 여자에게 단맛이란 몸이겠다. 그것도 그저 통나무 올라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몸이 아니라, 요분과 감창으로 사내의 혼을 빼놓는 몸이겠다. 그런 꽃에 누가 현혹되지 않겠는가.

끓는 가마솥에 알몸으로 뛰어들기
제가 스스로 저에게 해 되는 짓을 한다는 뜻으로 빗대어 이르는 말. 『어쨌거나 '분단극복'은 분단의 역사를 진실하게 밝혀내고 기록함으로써 역사의 잘잘못을 따지고, 그 객관적 판단과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분단의 요소를 제거해 나가 통일의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을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 디밀기요, 끓는 가마솥에 알몸으로 뛰어들기요, 제재소 톱날에 가슴팍 들이대기였다.』
 (조정래의 '누구나 홀로 선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