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의 막말,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
국정감사가 지난 25일 막을 내렸다. 해마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왜 국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무용론이 제기됐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의원들의 자질 부족, 준비 부족에다 피감 기관의 무성의한 답변 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일동안 500여개 기관을 감사하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이 되는 것은 물론 피감기관에서 부실한 자료 제출과 지연 또는 거부에 무성의한 답변까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국감이 제 역할을 수행하려면 상임위 별로 연중 수시로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같은 국감은 인력과 시간만 낭비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더구나 지난 24일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의 행태는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야당 의원의 발언에 화가 났다하더라 기자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관이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의무인 것 처럼 국감에서 국회의원이나 피감 기관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 하는 것이 기자들의 소임이다.
소임을 다하려는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한다는 것은 공인으로써 할일이 아니다. 유 장관은 한 유력 일간지의 조사에서 국회의원이 뽑은 '피감기관 우수 공직자' 1위에 올랐다. 선정 이유는 '문화부 업무 파악이 잘 돼 있었다'는 것이었다. 업무 파악을 잘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게 수감 태도일 것이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감 장소에서 인상까지 써가며 막말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이명박의 휘하들, 졸개들" 등 심한 말이 원인이 됐다고는 하나 그래도 장관은 이성을 잃지 말았어야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자들의 국감 제도 개선 의지가 어느해 보다 강해 보인다. 의장 직속의 국회운영제도개선 자문위원회도 국정감사 개선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내년에는 좀더 나아진 국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