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제위기설 외국 언론이 문제

조무주 2009. 3. 12. 16:58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지적되는 경제 위기설은 매번 설로 끝난다. 이번 3월 위기설도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면서 안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제 위기설은 외국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에 의한 것이라는 여론이 많다. 특히 영국의 언론들은 한국의 경제에 대해 유난히 비관적인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도 하나의 사회과학이다. 위기설 실체 파악을 과학적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위기설의 근본 원인은 미국발 악재에 외환시장의 구조적 문제, 환투기 세력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외국 언론이 특히 부정적이다.
 지난해 9월에 있었던 위기설은 외국인들이 한국 외환시장을 공격해 달러를 빼내갈 것이란 경고에서 부터 시작됐다. 미네르바가 제기한 위기설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 정부 당국의 판단인 것 같다. 이 때문에 그가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3월 위기설은 이달에 외화채권 만기 집중 등으로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작된 것 같다.
 이달초 환율이 달러당 1600원 가까이 오르고 코스피지수가 장중 1000선이 붕괴돼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환율이 폭락하고 주가가 오르면서 위기설은 잠잠해진 듯 하다.
 신용위험 지표인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 9일부터 완연한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만 동유럽의 채무 불이행 위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파산위기 등 다른 악재들은 여전하 남아 있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것이다.
 외국의 경제 위기가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우리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게 문제이기는 하다.
 2004년 총선이 있었던 해에도 경제위기설이 있었다. 탄핵소추 됐다 복귀한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가 "과장된 경제 위기설이야말로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을까.
 경제 위기설은 경제상황과 인과 관계가 있지만 그것을 키우는 것은 정치적 상황과 정권의 취약성도 문제다. 여기에 최근의 경제 위기설은 IMF를 경험한 적이 있어 파급력이 더욱 세어졌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금융회사에 의해 미국, 영국, 스페인 등 주요 선진국보다 국가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최신 '국가 위험도 스코어카드'에 따르면 한국은 42개국 중 19위를 차지해 국가 위험도가 중간 수준이다. 국가 위험도는 세계 주요 주식시장의 전략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참고하는 지표로 스페인 7위, 호주 9위, 영국 11위, 미국 13위로 한국보다 국가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가장 위험한 국가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이슬란드였고 불가리아, 뉴질랜드, 에스토니아, 그리스 등이 상위 5위권내 들었다.
 거시 경제 유연성 스코어카드에서도 한국은 조사 대상 44개국 중 16위를 차지했다. 비교적 국가위험도가 양호한 편이다.
 영국 언론은 한국의 외채가 위험수준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 한국의 부채비율은 2009년 32.9%, 2010년 33%까지 올라갔다가 2014년에는 29.3%로 다시 좋아질 것으로 IMF는 내다보고 있다.
 자신의 나라 외채 위험에는 관대하면서 우리의 외채에 극도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영국 언론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러나 정부가 이에대한 대책이 미흡하다는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