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끊이지 않는 추모 열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난지 3일이 지났으나 추모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봉화 마을에는 연일 먼길을 달려 온 추모객들이 정토원과 부엉이바위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장례 기간 동안 전국에서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500만명을 넘는다는 보도도 있다. 어느 대통령 보다도 조문객이 많은 것은 갑자기 서거한 그에 대한 슬픔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할 적엔 욕하더니 놀고 있으니까 좋다고들 하네요." 봉하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던진 이 우스갯 소리는 그의 소탈한 성품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 하는 것은 어느 대통령 보다도 서민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민들과도 잘 어울리고, 농민들과 함께 막걸리도 마시고, 손주를 자전거에 태우고 동네 한바퀴를 도는 촌부와 같은 모습이 너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후 뿐 아니라 대통령 시절에도 소탈한 성품 그대로 드러났다. 청와대 앞길을 개방했고 청남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줬으며 출타시에 경호원의 밀착 수행하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을때 한 병사가 갑자기 나타나 대통령을 안아 올렸다. 밀착 경호중이었다면 감히 상상도 못할 행동이었다. 만약 다른 대통령에게 이같은 행동을 취했다면 그 병사는 당장 영창을 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즐겁게 웃으며 좋아했으며 오히려 그 장병은 많은 군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소탈하고 정겨운 모습이 지금도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요즘 네티즌들은 고인에게 '노간지'라고 애칭하며 많은 자료를 올리고 있다. 간지는 감(感)의 일본어 발음으로 '멋있다' '폼난다' 라는 말이다. 즉 노간지는 생전의 모습과 언행을 멋있다고 표현하며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다. 인테넷 대통령이라는 별칭 답게 인테넷을 좋아했던 그에게 네티즌들이 연일 게시글과 댓글을 쏟아 내고 있다.
추모 열기가 식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극적인 삶 때문일 것이다. 상업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다가 국회의원이 되었다. 5공 청문회때 날카로운 질문과 열정으로 청문회 스타가 되었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에서 출마했다가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봤다. 그래서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 숱한 정치적 역경 속에서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으며 결국 제16대 대통령이 된 것이다.
투신하기전 남긴 14줄 짜리 유서는 많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 아니겠는가?" 죽음을 앞에 두고 삶과 죽음을 하나로 본 그의 심정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울었다. 또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며 화합과 용서를 강조하기도 했다.
"화장해라,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하나만 남겨라" 생전의 소박한 성품 처럼 작은 비석 하나 남기기를 바란 그의 죽음이 남긴 교훈을 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것이다.
요즘 여·야가 극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도 여·야의 입장이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분열하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화합과 용서를 강조한 노 전 대통령의 뜻과도 일치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이 정신차려야 할때이다. 이 어려운 난세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화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