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외국인과 재혼이 많아졌다

조무주 2010. 1. 27. 15:08

 

부부는 한몸 그러나 경제난으로 이혼이 늘고 있다.

 

경제난이 초혼이나 재혼 등 결혼수를 줄이고 이혼을 부추겠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는 27만3600건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그러나 이혼은 11만58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혼인과 이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미혼자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혼자들의 이혼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때문에 인구 감소추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까지 출생아 수는 41만4100명으로 2008년보다 4%나 감소했다.

 

경제위기의 여파는 인구 이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총 이동자 수는 848만7000명으로 2008년 880만8000명보다 3.6%나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다 부동산 경기마저 살아나지 않고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인구의 이동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인과 외국인 간의 국제결혼에서 초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재혼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건수는 2000년 6945건에서 2008년 2만8163건으로 4.1배 증가했으며 특히 재혼 비율이 높아졌다.

 

재혼 비중이 높아진 것은 초혼에 실패해 이혼한 사람들이 외국인과의 결혼에 나서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한국인 여성의 외국인과 재혼 비중은 5.1%포인트 올라간 반면 남성 재혼 비율은 10.7%포인트나 높아져 상대적으로 남성이 외국인 여성과의 재혼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는 여성의 재정적 자립이 이혼율을 낮춘다는 분석도 있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고 집안일을 남녀가 분담하는 등 전통적인 성역할이 변화하는 것이 이혼율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봤다.

 

IHT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미국 부부 중 22%가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이는 1970년의 7%에 비해 남녀의 성 역할이 크게 바뀐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 탓에 이혼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1970년대 후반 부부 1000쌍 가운데 23쌍이 이혼을 했지만 이후 이혼율은 계속 떨어지면서 현재는 1000쌍 가운데 17쌍 이하로 이혼부부의 비율이 하락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최근 '부부의 날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16명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급증하는 이혼을 줄이고 부부간의 사랑을 일깨워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률안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관련 중앙행정 기관장과 협의한 후 부부의날 활성화 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마다 부부의 날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또 부부의 날 기념관 설치, 운영은 물론 부부주간(5월 셋째주간)을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이혼할 경우 자녀들에 대한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모 모두 자녀를 맡지 않으려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혼은 자신 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영향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이때문에 이혼은 심각하게 고민한후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