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대세인가
막걸리 한잔 했더니 어~ 취한다. (술 취해 비틀거리는 토우)
문헌상에 최초로 등장하는 술 이야기는 고삼국사기의 고구려 신화다. 천제의 아들 해모수와 하백의 큰 딸 유화가 인연을 맺는 과정에 술이 등장한다. 신라의 '신라주'는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곡아주'의 모태가 되었고 당대 문인들 사이에 크게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의 신라주가 막걸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막걸리는 오랫동안 우리 민족이 좋아했던 술이다.
최근 막걸리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막걸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브랜드도 크게 늘어났다. 막걸리가 웰빙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 사이에도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허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막걸리 관련 상표출원이 2008년 672건에 비해 32% 이상 늘어난 889건이라고 한다. 그동안 막걸리 상표출원은 지난 2001∼2005년 사이 연간 300∼500건 수준에 머물렀지만 2006년 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급속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최고치를 보였다.
출원된 막걸리 상표를 보면 경기도가 이동·참살이·배다리, 강원도는 허생원·만드레·정선명주, 충북은 대강·덕산햇살·천년주, 충남은 월향·정안알밤, 대전시는 산막·세천 등으로 알려졌다.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제조기술의 향상으로 유통기한이 늘어났고 맛도 크게 개선돼 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까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홍보 및 주민 소득증대의 일환으로 브랜드 키우기에 나서 상표 출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포천시의 경우 이미 ㈜이동주조 등 지역 9개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생산자조합을 결성하고 특허청에 '지리적표시단체표장' 출원 준비에 나서고 있다.
막걸리는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토쿄 신주쿠구 오오쿠보 코토부끼 빌딩에 마련된 일본인들의 한국 막걸리 시음 현장에는 일본인 50여명 이상의 예약자가 몰려 조기 마감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2개 막걸리 회사가 내놓은 '호랑이 막걸리'와 국내산 햅쌀로 만들어진 '햅쌀 막걸리'의 시음 행사가 유료인데도 이처럼 많이 몰렸다는 것이다.
이 행사를 주관한 핫타 야스시씨는 자신의 집에 막걸리 냉장고를 갖추는 등 막걸리 마니아로 일본 내에서 한국 막걸리가 자리잡는데 공로가 큰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막걸리는 프랑스의 대표주 와인이나 일본의 사케보다 가격은 싸고 품질은 우수하다. 이 때문에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더 늘리고 제품을 향상시킨다면 외국 공략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해 송년회 시즌 이마트의 막걸리 매출은 2008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632.7%나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맥주는 0.5%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소주와 위스키는 줄어들었다. 이처럼 막걸리는 송년회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술이 되었다.
2008년을 기준으로 국내 술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이다. 아직은 막걸리가 차지하는 부분이 작지만 매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막걸리의 인기로 홍어가 동이 났다는 말도 들린다. 홍어를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는 '홍탁'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전통주 막걸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시기다. 또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도 이에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 대한 홍보에도 적극 나설 때다. 막걸리가 수출의 효자 종목으로 손색이 없는 날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막걸리가 서민들의 술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고급 막걸리의 등장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