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암함 사고조사 완벽한 물증이 필요

조무주 2010. 4. 19. 09:17

철통같은 안보로 다시는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토우 작품)


 

 천안함 함미가 인양되면서 사고 원인 조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미 일부 파편을 수거하여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어떻튼 완벽한 조사로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려줘야 할것이다. 지금까지 민군합동조사단은 외부폭발에 의한 물 충격파(버블제트)가 선체를 두 동강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 폭발이나 암초 등의 사고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이미 군 당국이 사건 초기부터 예견해왔다.

 

 버블제트는 어뢰나 기뢰가 함정 아래쪽 수중에서 폭발할 때 발생하는 충격파와 고압의 가스 거품을 말한다. 천안함의 경우 함체 왼쪽 아래 수중에서 기뢰나 어뢰가 터진 것으로 합조단은 보고 있다. 윤덕용 합조단 민간 공동단장은 "왼쪽 흘수선 아래 수중에서 터진 것 같다"며 "폭발력이 왼쪽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나와 오른쪽이 열려 있었다"고 밝혔다.

 

 천안함 함미 갑판 쪽 절단면의 오른쪽이 왼쪽보다 더 많이 바깥쪽으로 휘어 보이는 것도 이런 힘의 작용 때문이다. 이런 형태의 외부 폭발은 어뢰나 기뢰 모두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어뢰 가운데 직격 또는 직주어뢰는 버블제트를 일으키지 않는다. 합조단은 어뢰가 선체를 뚫고 들어간 것은 아니고 버블제트로 보여 기뢰인지 어뢰인지는 단정하지 않았다.

 

 일단 기뢰 보다는 버블제트형 어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어뢰가 표적을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무기적 특성이 있고 기뢰의 경우 대부분 함정 바닥면 아래쪽에서 터지지만 천안함의 경우 밑바닥 쪽보다는 왼쪽 하단부에서 터졌다는 점도 어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지금까지 추정하는 것처럼 북한의 어뢰 공격이라면 우리 경계망이 뚫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 고위 관계자들은 상어급 잠수함이 침투하더라도 물이 탁하고 수심이 낮아 장애물이 많은 서해에선 음파탐지기에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 군이 한미 양국의 정보망을 뛰어넘을 신형 어뢰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미국에도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 미국이 최고 전문가를 파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 결론나든 단호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최종 판명난다면 군사적 보복조치, 외교적 수단을 동원한 국제적 대응의 옵션을 상정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군사적 보복 조치는 가능성이 떨어진다. 무력행사를 금지한 유엔 헌장 2조4항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응징 보복은 남북간 전면 교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에따라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유엔을 통한 제재도 북한과 우호적 외교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대북제재에 호응할지도 미지수다. 북한은 이미 두차례 핵실험 이후 유엔 결의 1718호 및 1874호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적 제재가 의미가 있을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