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물가 인상 서민들은...

조무주 2010. 8. 13. 08:46

 지방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이 끝난뒤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 더구나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데 영향을 받아 각종 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서민 가계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물가 인상에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데 더 문제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2010년도 공공요금 조정 방향에서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각각 3.5%, 4.9% 인상하기로 했다. 시외버스 운임도 평균 4.3%, 고속버스 운임은 평균 5.3% 인상하기로 했다. 전기와 가스는 전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고 시외버스의 요금도 서민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기차와 우편 요금 등을 올리지 않은 것이 다행일 뿐이다.
 지방자치단체도 잇따라 공공요금을 올리고 있다. 충북도와 울산시는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인천시는 9월쯤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는 정화조 청소료를 32.7% 인상했고, 밀양시는 9월에 38%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와 사천지역의 도시가스 요금도 7월부터 ㎡당 2원씩 인상됐다. 전라남도도 지난달 1일부터 시내버스의 요금을 8.6~12.7%까지 인상했다. 강원도 원주시는 분뇨 수집과 운반 수수료를 25% 인상했으며 하반기에도 평균 11~12%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전기와 가스 요금이 인상되자 지방자치단체도 잇따라 공공요금 인상에 나선 것이다. 물론 공공요금이 생산 원가에 비해 너무 낮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공공요금의 인상은 서민 가계에 바로 영향을 미쳐 주민들의 주름을 깊게 하는 것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밀을 비롯해 옥수수와 대두 등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원유와 비철금속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를 차례로 끌어 올려 소비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곡물 가격의 지표격인 소맥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 기준으로 지난달 말 부셸당 6.6달러에 거래돼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말의 6.8달러 이후로 20개월만에 가장 비쌌다. 곡물은 다른 원자재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세다. 곡물은 그 자체가 최종 소비재이거나 간단한 가공을 거치므로 식품과 외식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유와 주요 비철금속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78.95달러로 두 달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 달 사이 4.4% 상승해 배럴당 80달러를 위협했다. 아연과 동은 톤당 1999.0달러와 7237.5달러로 한 달 만에 13.6%와 12.2%나 올랐고 알루미늄과 니켈도 같은 기간 10.8%와 7.1%씩 올랐다. 더구나 최근 불거진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원유 가격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원유의 인상은 전량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물가 불안은 국정 운영의 기치로 내건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줄곧 2%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는 모든 품목을 망라해 지수화한 것으로 체감 물가와는 거리가 멀다. 한은 내부에서는 물가를 잡으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올려 총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추세다. 결국 물가만 놓고 보면 정부가 기울이는 억제 노력에도 불구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데 별로 이견이 없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