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충북도의원들 정신 못차려...

조무주 2011. 10. 6. 13:16

  대부분의 시·군 의회가 의정비를 동결한 가운데 충북도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결의하더니 이제는 도민들의 비난에도 불구 해외 연수에 나서고 있다. 서민들이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고통 분담은 커녕 우리는 모른다는 식이어서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이 간다. 충북도의회는 현재 2995만원인 월정수당을 141만원 올린 3136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의정활동비 1800만원과 합쳐 4936만원에 이른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적지 않은 인상이다. 의원들이 올린 월정 수당 141만원은 식당 등에서 일하는 일용직 여직원들의 한달 봉급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연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6일부터 오는 12일까지 5박 7일의 일정으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방문한다. 도의원 5명과 공무원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됐으며 연수 비용은 3690만원으로 도의원 1인당 지원액 279만원에 자부담 131만원을 더해 410만원이 책정됐다. 의원들을 수행하는 공무원 4명은 도비 지원 400만원에 자부담 10만원을 포함 410만원의 경비가 투입됐다. 이번 행정문화위 해외 연수 경비 3690만원 중에 자부담 695만원을 제외한 2995만원이 도민 혈세로 충당되는 셈이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는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의원 7명, 공무원 4명 등 총 11명이 러시아 해외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 김종필 의원(진천 1)을 제외한 6명의 산업경제위원과 김형근 도의장까지 해외연수에 동행했다. 당시 해외연수 예산은 3630만원이 투입됐다. 도의회 건설소방위도 지난해 10월 말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국 상해, 항주 등을 다녀왔다. 연말에 남는 해외연수 관련 예산 1인당 55만8000원씩 총 390만6000원을 사용하기 위해 급조된 연수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9대 의회 출범 후 현재까지 상임위별로 실시된 해외연수는 정책복지위가 호주·뉴질랜드, 교육위는 일본, 건설소방위는 중국, 산업경제위 러시아, 건설소방위 영국·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이다. 

 


 물론 도의원들이 견문을 넓히고 의정 활동에 도움을 주기위해 연수는 필요하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많은 서민들이 살아가기 어렵다는 이 시기에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외유성 해외 연수를 가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더구나 내년도 의정비를 인상하여 서민들을 허탈하게 하더니 반성은 커녕 해외 연수까지 가는 것을 보면서 도민들은 배신감 마저 드는 심정이다.
 서민을 위해 도정을 바로 감시하겠다는 도의원들이 서민을 생각하기는 커녕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서 언론이 두들기면 맞으면 된다. 무엇이 무서워 의정비를 올리지 못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도민들의 질타에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도의원은 "해외연수를 위해 책정된 예산을 왜 쓰지 못하느냐"고 주장하며 해외 연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도민을 대표한다는 도의원들의 생각이 이 정도라는 것이 서글플 뿐이다. 언론이 지적하면 이에대한 반성은 없고 두둘기면 맞겠다는 발상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이미 책정된 해외연수 비용을 해 못쓰느냐는 식이어서 의회에 대한 신의가 깨져 가고 있다.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도의원이 한명도 없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