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 수습책은 없는가
통합진보당의 최근 행태를 보면서 진보 세력이 이것 밖에 안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통합진보당의 이번 문제는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당권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이때문에 일부 당선자가 후보 사퇴를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더욱 꼬여 가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투표는 상위권의 경우 국회의원에 자진 당선되는 것이어서 엄밀하게 따진다면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부정 선거에 의해 당선된 사람들이 국회에 진입한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당연히 사퇴를 해야 하는데 당원의 총 투표를 요구하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말까지만 버티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 이들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19대 국회의원이 된다. 당에서 출당 조치를 취해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선거 부정에 의해 당선된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민이 주는 세비를 받아먹고 또 보좌진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어서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부정 선거에 의해 당선된 사람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국회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비대위도 현실적으로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이런 과정에서 중앙위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당원이 지도부를 폭행하는 일은 우리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젊은 당원들이 단상을 점령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를 보고 국민들은 진보 정당은 이제 없어졌다고 개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진보 세력이든 보수 세력이든 도덕과 기준이 있는 것인데 이번 통합진보당의 행태를 보면 도덕과 기준이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정치사를 보면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여 창당을 막은 '용팔이 사건' 등이 있었지만 당원이 지도부를 폭행하는 일은 없었다.
진보 세력이 한국 정치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은 진보 정당이 건실하게 발전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정당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위원장에 선출된후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들에게 사죄의 큰절을 했다. 그리고 "조속한 시간 내에 재창당의 의지와 각오로 당이 거듭날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진보 정당의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혼신을 다할 것이니 믿음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중앙위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당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사와 처벌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는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권파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 진상조사 보고서가 잘못이란 게 판명났다"며 "철저하고 전면적인 재조사와 당원에 대한 명예회복 없이는 비대위에 함께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분당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나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어떻튼 통합진보당의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념과 주장이 다른 당들의 합당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진보 세력이 건실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분당하는 것은 막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