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통합시 명칭은 역사성이 중요하다
청주는 백제시대 상당현(上黨縣)이라 불렀다. 상당구라는 이름도 그래서 지어졌다. 신라에 의해 삼국이 통일된후 서원경(西原京)으로 승격했으며 고려시대에 와서 청주목(淸州牧)이라 부르게 됐다. 이후 1949년 청주읍이 청주시로 개칭되면서 나머지 지역이 청원군으로 명명돼 청주와 청원이 분리됐다.
이제 2014년 7월이면 역사적인 통합이 이뤄진다.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은 충북도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통합시 명칭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청주·청원통합협의회'에서는 명칭 공모를 실시한후 여론조사로 최종 통합시 명칭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같은 절차가 현재 진행중이다. 명칭 공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청주·청원통합협의회가 공모로 명칭을 결정하기로 한것은 잘못이 아니다. 또 현재의 절차가 진행중인 것도 합당하다. 그런데 현실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라는 명칭은 고려시대부터 쓰여졌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름이다. 또 충북도의 대표적인 도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도청 소재지가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도 청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여론조사를 실시해도 청주시가 압도적일 것으로 믿는다. 청주시보다 더 좋은 이름은 없기 때문이다. 지명은 역사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공모에 나온 이름 중에는 청주시 이외에 청원시, 직지시, 오송시, 충청시, 우암시, 화랑시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청주시 이외의 명칭을 사용할 때 충북도민이 감수해야 할 불이익이 너무 많다. 청원시는 청원군의 이름을 차용하자는 것으로 인지도가 낮고 직지시, 오송시, 우암시 등 나머지 이름도 청주시라는 기존 명칭에 비해 현실성이 떨어진다.
물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토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청원시나 오송시 등으로 결정될 경우 청주라는 기존 이름을 버려야 하는데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67만 청주시민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에 부딪칠 것이다.
이와 관련 '충북발전 범도민연대'는 통합시의 명칭은 '청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청주시민은 67만여 명이고 청원군민은 15만여 명인데 여론조사에서 청주시와 청원군 각각 1000명씩, 2000명으로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통합시 명칭을 청주 이외의 이름으로 쓴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 청주라는 기존의 이름이 혐오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것도 아닌데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다만 청주시 이외의 이름을 쓴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듯한 발언을 잘못됐다.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청주가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것이 젊잖고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통합시 명칭 결정은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이 공모한 통합시 명칭 중 선호도가 높은 3개를 선정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같은 일정이 청주·청원통합협의회에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진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청주시라는 명칭 이외의 이름이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를 과연 청주시민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청주시는 시민을 상대로 토론회도 열고 명칭에 대한 홍보도 해야 했을 것이다. 손 놓고 여론조사만 기다리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