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충북도, 적십자사 갈등 이건 아니다

조무주 2012. 11. 1. 09:17

  적십자사는 '제네바 조약' 정신에 의거, 인도·공평·중립·독립·봉사·단일·보편의 이념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1949년 10월 법률 제25호로 대한적십자사로 조직되었으며 1955년 5월 적십자국제위원회(ICRC)로부터 승인을 받아 국제적십자연맹에 가입했다. 각 시·도에는 지사를 두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국가의 구호업무에 대한 위탁을 받고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각종 구호·봉사·건강증진활동·국제이해·친선협력·혈액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정치와 무관한 순수 봉사단체이다.
 그런데 최근 충북도와 한적 충북지사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이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관례대로 신임 회장에 대한 추천을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투표를 통해 성영용 회장이 당선돼 취임했기 때문이다. 당초 대한적십자사도 절차상 문제를 들어 충북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가 결국은 약속을 파기하고 투표로 당선된 성 회장을 추인했다. 이 때문에 성 회장 취임식에 이 지사를 비롯한 충북도 관계자가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두 기관이 화해한 것으로 도민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충북도와 청주시가 한적 충북지사 당연직 상임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적 충북지사 일에 이제 부터는 도와 시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보인다. 한적 충북지사는 지난달 30일 지사 회의실에서 2012년도 1차 대의원 총회를 열어 임기가 끝나거나 공석인 8명의 신임 상임위원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총회가 열리기 30분 전에 충북도와 청주시가 당연직 상임위원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그동안 충북도 행정국장과 청주시장, 충북도교육청 부교육감 등 3명은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충북도는 물론 청주시도 함께 상임위 자리를 포기한 것은 이 지사와 한범덕 청주시장이 같은 민주통합당 출신이어서 행동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와 시의 갑작스런 사퇴 표명에 총회 참석 대의원들은 물론 한적 충북지사 임원들까지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대의원들은 도와 시의 당연직 두자리는 12월10일부터 진행될 성금 모금과 대내외적인 시선을 우려해 "고사한 분들을 찾아가 직책 수행을 요청해 달라"고 임원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와 시가 한적 충북지사의 뜻대로 이를 철회할지는 의문이다.
 이번 사태는 도민들이 봐도 참으로 안타깝다. 적십자사는 충북도민을 위해 있는 봉사단체다. 지사가 자신의 의중에 반한다고 하여 도민을 위한 기관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서운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도청의 당연직 상임위 자리까지 사퇴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적십자사는 구호와 봉사를 위한 기관이다. 결국 도지사가 적십자사를 버리면 도민을 버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형이 잘못한 동생을 나무랄 수는 있겠지만 버리기까지 할수 있는가.
 청주시장도 다르지 않다. 도지사의 의중에 따라 상임위원직을 버린다면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것이다. 이번 적십자사의 당연직 상임위원 사퇴는 아무리 생각해도 결코 잘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