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주 버스전용차로 신중한 결정을

조무주 2012. 11. 7. 09:12

  한범덕 청주시장이 버스중앙차로제 시행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직로 사직분수대~복대사거리간 3.8㎞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내년 9월부터 시행한다는 것이다. 의회와 일부 시민들의 우려에도 불구 이를 강행하는 모양이다. 버스중앙차로제는 시내버스의 운행시간을 단축시켜 자가용 운전자들이 차를 두고 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취지는 매우 좋고 장차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러나 사직분수대에서 복대사거리 까지 3.8㎞을 타기위해 자가용을 두고 버스를 탈 사람이 과연 몇 명이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광주시가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폐지 했다. 또 대전시가 시행중인 도안신도시 중앙버스차로도 의회의 뭇매를 맞고 있다.
 우선 구간이 짧은 것이 문제다. 시내버스가 3.8㎞를 달리다 복대 사거리에서 다시 3차선으로 진행하여 차를 정차시켜야 한다. 이럴 경우 2, 3차선으로 진행하는 차량과 혼잡이 불가피하다. 중앙차로 구간의 좌회전과 U턴도 문제다. 중앙차로가 있는 구간에서는 U턴이 불가능하며 이 구간을 지나 돌아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대전 도안신도시 중앙차로도 이같은 문제 때문에 시민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또 버스를 제외한 차량은 두개 차로를 이용하므로 운행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청주시는 사직분수대에서 복대사거리까지 전용차로가 정착되면 복대사거리~터미널사거리까지와 1차 우회도로에도 전용차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복대사거리에서 터미널사거리까지의 도로는 중앙에 가로수가 밀집돼 있어 이를 이전하는데도 엄청난 예산이 들어갈 것이다. 또 청주의 명물인 가로수길을 훼손할 수 있어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1차 우회도로의 경우 시내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는 구간인데 여기에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한다는 것도 문제다. 일부 시의원들도 교통여건상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시민들의 공감대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한 시장은 "시내버스 승객이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은 대중교통 시스템 때문"이라며 "이같은 불편함을 고치기 위해 버스중앙차로제를 한 번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버스중앙차로제를 시행하기에 빠르다, 효과가 있겠느냐는  등 우려가 있지만 처음에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한번 해보고 안되면 말자는 식인것 같다. 위험한 발상이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다른 도시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실시해도 어려운 판이다. 지금은 시민들로부터 충분한 공감대도 얻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 시민들의 주장인 것이다.
 시행초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면 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시의원들과 일부 시민들이 왜 반대하는지를 시가 명확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다. 한 시장이 자신의 임기중에 업적을 남기기 위해 시행한다면 결국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된다.
 한 시장이 주장한 것 처럼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도로를 만들려면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자가용을 두고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