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정부가 방지대책을 세워야
야구선수 조성민씨의 자살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조씨는 2008년 10월2일 자살한 톱스타 최진실씨의 전 남편이어서 더욱 그랬다. 최씨의 남동생인 탈렌트 진영씨도 2010년 자살한 바 있다. 이미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중 1위다. 왜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더구나 사회 지도층 사람들이 자살로 내몰리는가.
자살의 위험이 높은 '정신건강 고(高)위험자'가 우리나라에 368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언제든지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이들을 관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에도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8일 오전 9시40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공원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A씨와 A씨 아내, 아들 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공원 관리인이 발견했다. 차 안에는 타다 남은 연탄과 1장짜리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사는 것이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7일 오후에도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한모(여)씨의 원룸에서 한씨와 백모씨, 신모씨 등 20대 남녀 3명이 착화탄을 피운채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한씨는 '아빠 못난 딸 용서하세요.'라는 유서를 남겼다. 이들은 인터넷 자살사이트을 통해 만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자살사이트를 통해 집단으로 자살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정신건강 고위험자 관리체계 정립방안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인구 중 27.6%는 평생 1번 이상 정신건강 질환을 경험한다고 한다.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이혼이나 별거, 사별, 실직 등으로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258만5955명, 남성이 109만8847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이상이나 많다. 노인의 우울증은 치매, 불안장애, 싱장병 등을 앓고 있을때 나타나기도 한다.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일반인보다 자살 확률이 매우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 가운데 10∼15%가 자살한다고 한다. 정신건강 고위험자의 관리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에서 맡고 있으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82.8%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응답했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로 전문기관을 이용한 경험은 5.9%에 불과했다.
WHO 조사에 의하면 1명이 자살했을 때 가족 등 주변 사람 평균 6명이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2011년 한해 국내 자살자가 1만5906명이었으니 같은해 9만5000여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직계가족의 충격은 더욱 심하다.
최진실씨의 동생 진영씨의 자살은 누나의 자살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명인의 자살후 이를 모방하여 자살하는 비율도 높다는 보고도 있다. 이 때문에 유명인의 자살은 더욱 위험하다.
가족 등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자살 생각 계수'가 높아진다. 타이완에서도 가족 중 자살한 사람이 있으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 확률이 4.2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정신건강은 정부가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개인이나 가족이 이를 감당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