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이러면 안된다
청주대는 충청권의 대표 사학(私學)이다. 올해 개교 66주년을 맞아 한강 이남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학생수 증가에 따라 누적 적립금도 급증하고 있다. 2812억5189만원의 적립금을 보유 충청권 1위, 전국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청주대 누적 적립금은 2011년 2666억9350만원에서 지난해 2812억5189만2000원으로 1년 만에 145억5836만2000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적립금이 증가하는 것은 교비를 적정하게 사용하지 않고 적립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 적립금의 경우 한도를 명확히 하고 관련 규정을 어겼을 경우 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등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 적립금이 전국 상위권인 청주대는 정작 법정 부담금 납부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대는 올해 20억원의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나 한푼도 내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도 청주대의 법정 부담금 28억7338만1000원이었지만 실제 부담액은 1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부담률 5.9%에 해당 충청권 사립대학 중 가장 낮았다. 적립금은 충청권 1위이지만 법정 부담금 납부는 충청권 꼴찌인 것이다. 중원대(101.1%), 건양대(101.0%), 을지대(161.8%) 등 충청권 4개 대학은 법정부담금 기준액을 초과 납부했다. 청주대와는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법정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이를 교비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학생들의 부담이다. 이 때문에 법인 부담금 미납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청주대가 설립자 묘소 정비에 학교 교비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들을 놀라게 했다. 청주대는 지난해 2000만원에 가까운 교비를 들여 설립자 청암 김원근 선생의 묘소를 정비했다. 청암 선생은 김윤배 현 총장의 할아버지이다.
청암 선생은 동생 김영근 선생과 함께 근검절약으로 재산을 모아 1924년 대성보통학교에 이어 청주대와 대성중, 대성고 등 7개 학교를 설립했다. 청주대는 지난해 청암 선생의 묘소 본봉을 재조성하고 잔디와 관목을 심었다. 이 예산으로 1895만원이 집행됐다. 청주대는 "배수가 잘 안 되고 수목 때문에 그늘이 생겨 보수가 필요했다"고 주장한다. 배수가 안되면 묘소를 정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정비에 필요한 예산을 대학 교비에서 지출하는 것은 옳치 않다. 김윤배 총장을 비롯해 후손들의 재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주대 관계자는 "설립자의 산소 훼손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다"며 "설립자 예우 차원에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묘소 정비는 사적인 것으로 당연히 후손인 김 총장 사비로 정비해야 한다. 김준철 전 총장의 영결식 비용도 교비로 지출해 비난을 받았다.
일부 학보모들은 "근면절약으로 후학 양성을 위해 학교를 세운 설립자들의 숭고한 뜻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公)과 사(私)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후손들이 사회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한다. 후손들간 법정 싸움에 선친의 묘소 정비에 이르기까지 청주대의 요즘 행태가 한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