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판 혼탁 과열 우려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선거 등이 초박빙으로 흘러가면서 이번 지방선거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로 조용한 선거전이 예상됐으나 막판에 고소와 고발이 증가하고 네거티브 선거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고소 고발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초박빙 지역이 많아 과열 양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충북도지사 선거의 경우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와 새정연 이시종 후보의 대결은 한마디로 초접전이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 하루 이틀 사이에 운명이 갈릴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충북의 선거가 전국 정국의 마로미터라는 점도 접전 양상을 부채질한다. 지난달 MBC가 1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진식 후보 37.7%, 이시종 후보 41.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다. 이같은 추세는 그동안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했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의 무능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보수 결집의 요인도 있어 지금으로써는 누가 승기를 잡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통합 청주시장 선거도 초박빙이다. MBC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승훈 후보 40.1%, 새정연 한범덕 후보 45.9%로 한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이도 오차 범위내여서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야는 서로 승리를 장담하지만 속내는 타들어간다. 새누리당은 '숨은표가 있다'며 역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새정연은 세월호 참사가 정부 여당의 책임이므로 이를 심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열세지역이었던 제천과 충주도 접전지역으로 뒤집혔다고 장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 검찰, 선거관리위원회에 고소·고발이 늘어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각 경찰서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60여건 접수됐다. 선관위에도 99건이 접수됐다. 고소·고발은 후보자 등록 이후 집중되고 있다. 하루 평균 4∼5건씩 접수되고 있는 것이다. 유형은 후보자 비방, 불법 인쇄물 배부, 공무원 선거 개입, 기부행위 등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6일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를 청주지검에 고발했다. 중앙당의 지방공약에 서울∼세종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이 명시되지 않았는데도 '충북이 배제됐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같은 날 청주지법에는 "이 후보가 투표일까지 제2경부고속도로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못하게 해 달라"며 '당선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진천군수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는 지난달 29일 "내가 사채업과 불법 오락실을 운영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 유영훈 후보와 무소속 남구현 후보 등을 진천서에 고소했다. 새정치연합 이근규 제천시장 후보은 자신을 '전과자'로 비하했다며 새누리당 최명현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청주지검 제천지청에 고소했다. 물론 고소 고발이 모두 선거법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선거가 막판에 접어들면서 조용했던 추세가 혼탁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이번 지방선거는 끝까지 조용한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