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심상치 않다
주부들이 시장을 가면 우선 싼 것부터 찾는다. 그런데도 어느 물건하나 마음 놓고 구매하지 못한다. 특히 최근 많이 출하되는 과일도 싼 것이 거의 없다고 불만이다. 월 수입은 오르지 않았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 지갑 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5만원 한 장을 들고 나가면 몇가지 못사고 장바구니를 닫아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7%나 올랐다. 이는 2012년 10월(2.1%) 이후 가장 높다. 물가 상승은 돼지고기(20.6%), 쇠고기(8.1%), 우유(11.5%), 가방(11.3%)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외 도시가스(6.5%), 전기료(2.7%), 지역난방비(5.0%)가 일제히 올라 전기·수도·가스는 작년 동월 대비 4.2%의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전달보다는 0.1% 각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 물가지수는 작년 6월과 비교해 1.4% 올랐다. 다행인 것은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떨어졌고, 전달보다는 4.2% 하락했다. 신선식품이 하락했는데도 장바구니 물가가 떨어졌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내린 상품도 있지만 오른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또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한꺼번에 구입할 경우 내린 것은 실감이 나지 않는데 오른 것은 즉각 실감이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다 신선과일의 경우 6.4% 하락했으나 신선어개는 0.3%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 보아 모든 상품이 작년 같은 달보다는 1.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 중에는 양파(-43.4%)와 배추(-36.5%), 고춧가루(-21.6%)가 내렸다. 그러나 서민 생활과 직접 연관이 있는 외래 진료비(2.0%), 하수도료(12.4%), 공동주택관리비(3.0%), 미용료(5.1%) 등이 올랐다. 전세(3.0%)와 월세(1.0%)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올해 들어 물가 상승폭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충청지역 소비자 물가지수도 상승했다.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중 충청지역 소비자 물가지수'는 대전지역의 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4% 높아졌다. 식품은 작년동기 대비 0.7% 상승했으며 식품 이외는 1.1% 높아졌다. 신선식품지수도 전월대비 0.8% 상승했으며 신선어개는 2.2%, 신선채소 2.0%, 신선과일 2.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부문 0.8%, 음식 및 숙박부문 0.7%, 의류 및 신발부문 0.5% 상승했다. 모든 부분에서 물가가 오른 것이다.
충남지역의 소비자 물가지수도 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충북지역은 1.5% 높아져 충청지역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6·4 지방선거후 공공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충청지역 지자체가 인상을 결정했거나 조정을 검토하는 요금은 도시가스, 상·하수도, 도시철도, 버스, 쓰레기봉투 등이다. 물가는 연중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등한시 하면 언제 폭등할지 모른다. 서민 물가를 잡는 것이 사회안전을 잡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물가가 서민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