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청주대 총장 자질 의심
대학 총장은 존엄의 상징이다. 권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국립대 총장은 장관급의 예우를 받는다. 대학교의 운영관리, 재정, 서무, 교육체계, 학술과정, 입학관리에 대한 책임을 맡게되며 교수의 인사관리 등 막강한 권한도 행사한다. 그런 총장이 막말을 하여 비난을 받고 있다.
청주대 김윤배 총장은 회의석상에서 '학교 말아먹는 X들'이라는 욕설을 했다. 몇 년전 청주대 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욕 좀 하지 마시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얼마나 욕을 자주하면 이같은 현수막을 내걸었을까. 청주대는 최근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전락하여 교수회와 총학생회 등 구성원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된 것은 총장의 책임이 크다. 이런 가운데 회의석상에서 구성원들에게 막말까지하며 나무랐다는 것이 드러나자 자질 없는 총장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2분24초 분량의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이 녹음은 김 총장이 보직교수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구멍난 과는 폐과시키고 정원 조정해 버리고, 교수 잘라버리라 이거예요. 학교 말아먹는 X들이니까. 왜 그걸 안하면서 지금 자꾸만 구멍난걸 채우려고만 해요"라고 말했다. 욕은 습관이다. 총장의 입에서 이같은 상스러운 욕이 거침없이 나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특정 학과를 거론하며 "그 과 같은 경우는 애들을 다 잘라버리고, 학점 안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과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 마치 학생들의 잘못인양 학생들에게 학점을 안주고 학생들을 잘라버리라고 말하는 총장의 머리에 '교육'이 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직 학생수 채워서 등록금을 많이 받아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그래서 3000억원의 적립금을 쌓아 둘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동문회는 물론 학내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주대 총동문회는 "김 총장이 왜 총장의 자질과 자격이 없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김 총장 퇴진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줬다"며 "청주대 총동문회는 김 총장 퇴진에 모든 역량을 결집시킬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청주대 교수회도 성명를 내고 "풍문으로만 듣던 것을 김 총장의 육성으로 직접 들으니 분노에 앞서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학생과 학교에 대한 김 총장의 본심이 들어났다"며 "명문사학의 교육자라고 볼 수 없는 심한 욕설은 물론 학과 충원률이 낮다고 해서 서슴없이 학생들에게 학점을 주지 말고, 폐과시키며, 교수를 자르라고 말하는 김 총장의 발언은 믿기 힘든 사실이다"고 주장했다.
논문 표절로 총장의 자질이 없다는 비난을 받은 그가 이번에는 막말로 대학 총장의 권위를 떨어뜨렸다. 특히 그의 석사학위 논문 41쪽 가운데 29쪽이 표절이라고 한다. 학위를 표절한 사람이 학위를 수여하는 총장직을 수행하는 것도 문제다. 김 총장이 구성원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총장직을 고수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학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고, 훌륭한 후임 총장으로 하여금 대학의 명예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곧 김 총장이 살고 대학이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