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의 해외 출장 비난
정상혁 보은군수는 공직선거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군수는 지난 3월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 초청장에 선거운동 취지의 내용을 포함했으며 보은군이 업무상 관리하는 군민 정보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역구민 10명에게 축의금과 부의금 명목으로 9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아 18일 1심 심리를 앞두고 있다. 출판기념회 초청장 발송과 관련하여 보은군청 공무원 2명도 함께 기소된 상태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 6개월간 고강도 수사를 벌여 혐의를 밝혀냈다.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가 가볍지 않아 당선 무효형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더구나 정 군수는 기소 되기도전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가 공직사회와 주민 사이에 나돌아 논란이 됐다. 탄원서는 보은군청과 각 읍·면사무소 등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에게 현직 군수를 상대로 한 탄원을 요구하는 것이 적법한지도 의문이다. 이장들도 탄원서를 들고 다니며 주민 서명을 받았다. 경찰은 당초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정 군수를 구속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청했지만,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 지휘를 내렸다. 이를 보면 경찰은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 군수가 해외 출장 명목으로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정 군수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 중이다. 그는 베트남 떠이닝성 벤꺼우현과 우호 협력을 맺고 전적지 참배, 교육기관과 현지 한국기업 방문 등에 나서고 있다. 떠이닝성의 벤까우현은 호치민 공항에서 남쪽으로 60㎞에 있으며, 1읍 8개면의 농촌지역이다.
이번 방문에는 군수외에도 의회 부의장, 참전 전우회 2명, 고엽제 전우회 2명, 벤꺼우현 출신 여성 등이 동행했다. 이들은 한국인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기르기 위해 기초자료 수집차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군수는 국립 호치민 인문사회과학대학교 한국어과 학생 200여명을 상대로 특강도 하고, 호치민 시장 면담과 다문화 가정인 응오티트엉씨의 친정도 방문한다.
이같은 정 군수의 해외 출장에 대해 군민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법원의 1심 심리를 앞두고 해외 출장을 간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더구나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나올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보은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다. 내년 예산도 올해에 비해 규모를 줄여 편성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 많은 군비를 들여 해외 출장을 간다는 것이 타당하냐 하는 반응이다.
한국군과 베트남 현지 여성과의 사이에 출생한 따이한 2세를 한국으로 입양하여 양육한다는 계획도 보은군청이 나설 일이 아니다. 이는 외교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어서 정부가 나서서한다. 정 군수는 우호협력 체결로 양 지역 간 공무원과 참전 용사, 다문화 가정의 교류와 문화, 체육, 농업 등 폭 넓은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보은군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정 군수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이래저래 군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