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돼지에서 소까지
충북 진천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국내 최대 축산지역인 경기도 안성으로 번진데 이어 돼지에서 소까지 확산됐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번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0~2011년 구제역에 의해 전국에서 소 15만864마리, 돼지 331만8298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로인해 보상금을 포함한 피해액만 2조7383억원이었다. 올해도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피해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특히 돼지에서 소까지 번져 더욱 우려스럽다. 지난달 3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래 30여일 만에 경기도 이천, 용인을 거쳐 안성까지 전파된 것이다. 경기도내 구제역 발생 농가도 이천 장호원과 용인 원삼면 농장에 이어 모두 4곳으로 늘었다.
7일에도 괴산군 청안면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증세가 나타났다. 이 농장에서도 확진이 되면 충북에서만 23번째 발병이다. 구제역은 진천에서 청주, 음성, 증평, 괴산 등으로 번져 충북도내 전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충북에서만 돼지 2만112마리가 매몰처분됐다. 안성에서 소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충북에서도 소에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 소 구제역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이다. 이 농장 47마리의 소 중 1마리에서 발병했다. 다행히 다른 소는 백신 항체 혈성률이 97%여서 당장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진천 돼지농장과는 15∼20㎞가량 떨어져 있으며 반경 500m 이내 6개 농가에서 한우 등 소 400여마리가 사육 중이다. 안성시는 입구를 통제하고 축사 주변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인근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소홀히 했을 경우 전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성은 특히 150여 농가에서 돼지 29만여마리, 소 1900여 농가에서 10만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국내 최대 축산 지역이다.
문제는 안성 농장의 경우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는데 발병했다는 것이다. 백신을 접종했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백신을 맞았다 하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소나 돼지에서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 영천 돼지의 항체 형성률은 38%에 불과했다. 축산 당국의 강력한 지도에도 아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농가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 1곳과 항체 형성률이 저조한 농가 1곳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최근 구제역 발생 농장 인근 3㎞ 내 7개 축산농가에 대한 구제역 혈청검사를 살시한 결과 형체 형성률이 13%에 그친 농가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가 적발했다. 시는 이들 농가에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그러나 과태료가 너무 적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방백신 접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농민도 없지 않다. 예방백신 한 병에 25마리와 10마리분이 공급되는데 병을 따면 약효가 8시간밖에 가지 않아 낭비가 심하다는 것이다. 시간이 늦으면 효과없는 약을 접종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소고기, 돼지고기 수출도 불가능하다. 이번 구제역으로 2010년처럼 엄청난 피해를 입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