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관광수지 적자 대책은

조무주 2015. 2. 25. 09:10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9월이후 3개월간 관광 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유가 하락 등으로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급증한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수입은 17억654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8000억원에 달해 2013년 같은 달보다 4억5079만달러(35.0%)나 늘었다. 월간 관광 수입이 17억달러 대를 기록한 것은 이것이 사상 처음이다.
 관광 수입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9월 관광 수지는 776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후 10월, 11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흑자 전환에는 요우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중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56만4078명으로 전체 외래 관광객의 45.3%를 차지했다. 그러나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관광 수지가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12월 외국인 관광 수입은 15억9650만달러로 전월보다 5.2% 줄었다. 반면 해외 관광에 나선 한국인 지출은 17억7900만달러로 13.0%나 증가했다. 1억825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의 흑자 규모가 5년 8개월만에 최대치여서 관광수지 흑자 기조 정착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한달만에 관광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작년 12월 해외 관광객은 143만677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8.8%나 늘어나 1년 사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8만6569명이었다. 다행히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 적자를 많이 줄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올들어 1월 내국인의 해외 여행은 183만4538명으로 작년 같은 달의 146만8903명보다 24.9%나 늘어났다. 이는 역대 월별 내국인 출국자로는 최대치이며 1월에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91만7054명의 2배 수준이다.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내국인의 해외 여행 급증은 유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유가는 당분간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해외 여행 관광객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물론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그나마 관광 수지 적자를 메꾸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의 다양한 수요 충족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해외에서 쉬면서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 성형 관광으로 온 환자중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형 뿐 아니라 의료 관광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지도와 감독이 필요하다.
 2월 들어 설 연휴에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 84만명이 입국했다.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유류 할증료 인하로 여행 경비 부담이 줄어들었고 긴 연휴로 가족단위 여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일본인 관광객은 정부간 외교 갈등과 엔화 약세 탓에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때문에 해외 관광 수지는 점점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관광 적자를 줄이려면 중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소비를 더 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급감하는 일본인 관광객도 다시 불러올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