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주시 CI 이건 아닌데

조무주 2015. 6. 2. 16:29

  청주시가 말썽 많은 새 상징마크(CI)에 대해 조례안을 공포도 하기전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고 한다. 야당과 시민들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새 CI에 대해 아직도 논란이 많고 시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서둘러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는 것은 밀어붙이기식 행정의 표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다수의 시민이 공감하는 가운데 진행돼야 한다. 그런데 청주시의 CI 교체 작업은 여론조사도 제대로 거치지 않을 상태에서 진행된 데다 공포도 하기 전에 교체 작업을 실시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청주시는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에서 열린 '9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에 맞춰 이곳 안내판 등에 새 CI로 교체했다.
 우선 우리는 CI의 교체가 그렇게 절실한 사업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CI를 교체하는데 총 8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예산 절감을 위해 청주시가 신청사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을 하여 사용한다고 하면서 80억 원이라는 예산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기존의 CI는 청주의 자랑인 가로수길을 상징하는 것으로 지난 2000년부터 사용됐다. 친근감이 있고 지금은 이 CI가 청주의 자랑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승훈 청주시장 취임 후 시가 갑자기 CI 교체 작업에 나섰다. 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여당 단독으로 이 조례안을 통과 시킨 것이다. 더구나 상임위에서 부결된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CI를 교체하려면 뚜렷한 교체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기존의 CI가 상징성이 떨어지고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CI는 10여 년간 사용돼 이미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익숙해져 있다. 청주와 청원이 통합됐으므로 새로운 상징 마크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체 이유라 하는데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CI는 전통과 역사가 중요하다. 10여년 시민들의 호응 속에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을 굳이 시민단체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체에 나선 청주시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이승훈 시장이 자신의 업적으로 CI 교체를 내세우기 위한 작업이 아니였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CI는 청주시가 존재하는 한 필요할 것이니까 오래도록 이 시장이 만든 작품이라는 기록이 남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명성이 아니라 오히려 욕을 먹는 사업으로 남을 수 있다. 우선 볍씨 모양이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이다. 또 균형 감각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청주의 C, J를 형상화 했다 고하나 이를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볍씨가 청주의 상징인가도 의문이다. 소로리에 볍씨가 출퇴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다. 오히려 가로수길의 명성에 비한다면 볍씨는 상징성이 크게 떨어진다.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은 여당 단독으로 새 CI 교체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의회 보직을 전원 사퇴했다. 이들은 공청회와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생략하는 등 철저히 시민과 야당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원청주미래연합도 "CI와 관련한 청주시 행정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앞으로 이 같은 독선적 행정을 펴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