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도 메르스 공포
메르스 공포가 충청권까지 뒤덮고 있다. 특히 대전 지역이 문제다. 지난 1일 대전에서 최초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추가 2명은 3차 감염자여서 더욱 우려스럽다. 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A씨와 같은 병실을 쓰다가 감염됐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를 얼마나 소홀히 다루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스 의심 환자라면 당연히 격리 치료를 해야 하는데 일반 병실에서 다른 환자와 치료를 같이 한것이다. 3차 감염자의 가족과 이들을 치료한 의료진도 감염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거쳐 간 2개 병원에 대해 휴원 조치를 내렸다. 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도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A씨와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선별하기는 어려워 보건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대전에서만 모두 109명이 격리 조치 중이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거나 의심 신고가 접수된 환자의 가족, 친지, 지인, 이들을 치료한 의료진 등이 격리 조치된 것이다. 자택에 격리 중인 시민들에 대해서는 하루 두번 이상 전화해서 증상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중 누구라도 감염자가 나타난다면 자택에서 같이 생활했던 다른 가족에게도 전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현재 취하는 '주의 단계'에서 한 단계 높은 '경계 단계'에 준하는 비상 대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전에 이어 충북도 비상이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메르스 환자인 아버지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청주시 B초교에 근무하는 C 체육전담교사가 지난달 23일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수도권의 한 병원에 다녀왔는데 아버지가 지난 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C 교사는 이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지난달 30일과 31일 체육전담교사 4명과 함께 자신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C 교사와 함께 식사를 한 동료교사들에 대해 자택에 격리조치를 내렸으며 5일까지 이들이 근무하는 학교에 대해 휴교를 결정했다. 방역당국은 휴교 기간 교사 40명, 학생 620여 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C 교사는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C 교사 말고도 또 다른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휴원한 대전의 병원을 다녀온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내 14개 초교와 1개 병설유치원도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휴업을 결정했다.
전국적으로는 메르스 환자가 30명이 됐으며 3명은 이미 사망했다.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메르스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예방이다. 비누로 충분히 손을 씻고 마스크를 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중 장소는 되도록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감염자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나 이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정부가 메르스 발생 병원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안일한 초기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이다. 이제부터라도 철저한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