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방북 이번에는 성사되기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꿔 무산된바 있다. 그런데 지난 15일 연합뉴스가 반 총장이 이번 주내에 평양을 전격적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순식간에 전세계의 주요 뉴스가 됐다. 그러나 유엔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반 총장의 북한 방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내 방북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오는 19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반 총장의 방북 계획에 대해 더 말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한반도에서 대화와 안정, 평화를 증진시키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청와대도 방북 보도에 대해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에서는 당장 방북은 어려워도 머지 않아 방북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9월 유엔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에게 반 총장의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며 북한이 이를 수락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반 총장이 올해안에는 방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엔 사무총장 방북은 김정은 국방 제1위원장과 만난다는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정은은 아직 외교 무대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우방이라 할 수 있는 중국도 방문한 적이 없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다는 것은 외교 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것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도 비교적 안정돼있고 남북 관계도 다소 개선됐다는 점에서 반 총장을 만나는 좋은 기회로 본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차기 대권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된다. 앞으로 1년여 임기가 남은 반 총장으로써는 북한 방문이 자신의 임기 말에 가장 훌륭한 치적이 될 수 있다. 북한 방문이 성사된다면 남북한 통일 문제와 북핵 관련 논의가 우선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만나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반 총장의 방북 의미가 축소되는 것이어서 어떤 결과든 성과가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의 방북에 특히 기대를 거는 것이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반 총장은 북핵 문제 해결 등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수 차례 밝혔다. 2009년 7월 정례 기자회견에서 "평양을 직접 방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으며 2011년 6월 연임이 확정된 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도 반 총장의 방문이 김정은 체제를 내외에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북측은 지난 8월 일촉즉발의 남북 군사충돌 위기에서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해결한 후 국제사회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 실험을 우려했지만 모두 취소됐다. 이제 반 총장의 방북으로 남북 관계에도 새로운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