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나라도 강진에 대비해야

조무주 2016. 4. 18. 09:03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30여명이 숨지고 2000여명이 다쳤다. 지진 진원지는 북위 32.8도, 동경 130.8도이고 진원의 깊이는 10㎞로 추정됐다. 강진이 발생하기전 6.5의 전진(前震)이 있었으며 이어 7.3의 강력한 본진이 발생, 피해가 더 컸다. 구마모토 지진은 전진이후 더 강력한 본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비슷하다. 9.0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망 1만5873명, 실종 2744명, 부상 6114명의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구마모토 강진이 그나마 인명 피해가 적은 것은 내진 설계가 잘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마모토현 니시하라무라는 제방 붕괴 위험으로 일대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고 구마모토현과 미야자키현 등 20만호 이상의 가옥이 정전됐다. 본진후에도 여진이 많았던 것은 얕은 지층에서 단층이 수직이 아닌 평행 방향으로 힘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좌측 단층이 북서쪽으로, 우측 단층은 북동쪽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은 유라시아 판 아래로 파고들어 가는 필리핀해 판의 류큐 해구에서 일어났다. 이 때문에 추가 지진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시바시 카쓰히코 고베대학 교수는 "활성화한 단층이 아직도 모두 밝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지진이 일본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14일 지진보다 더 강한 지진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뿐 아니라 태평양 주변국을 에워싸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 환태평양 지대의 지진 발생 우려가 크다. 구마모토 강진이 일어나기 전후 바누아투공화국, 필리핀 등에서 규모 6.0 안팎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환태평양 지진대인 에콰도르에서도 16일 7.4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 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태평양 지역에 예년보다 지진 횟수가 잦아 초대형 강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과 이웃한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건물을 지을때부터 일본처럼 내진 설계를 강력하게 해야 한다. 일본 같은 대지진이 발생하면 한국의 건물은 절반 이상이 무너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해경안전본부도 "한반도 동·서해에서 지진이 늘고 강도도 세지고 있어 우리나라도 지진 해일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2월 전북 익산에서는 3.9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2014년에는 충남 태안 해역에서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강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안전처 조사 결과, 내진 설계가 필요한 국내 시설물 12만7000여동 중 40% 정도만 내진 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60% 이상은 지진에 아무런 대비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주에서 6000여명의 사망자와 150여만명의 이재민을 낸 지진은 규모가 6.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도심 고층빌딩이나 아파트들의 내진설계가 제대로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도 이제 강진에 대비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