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문화 현장

신인가수 윤태하의 중간 점검

조무주 2018. 9. 3. 16:09

한해의 허리 유월에는 중간점검이 필요한 계절,
더 이상 짙을 수 없는 초록빛으로
가슴 설레던 유월은 하루살이의
날개 짓조차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중간 점검 일부)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서원대 실용음악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윤태하씨가 '중간 점검'이라는 신곡을 발표했다. 나이답지 않게 소탈한 보이스로 음률 사이를 거니는 듯한 느낌이 매력적이다.
스물 셋의 뜨거운 청춘을 격하게 풀어놓을 법도 한데 푸른 날의 일상을 담담히 그리며 중간 점검을 해보자는 노래가 설득력을 지녔다.
'시카'라는 예명으로 첫 음반을 낸 윤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에 심취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느 날 죽음을 생각하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는데 죽으면 한점 흙으로 돌아가고 만다. 이 세상에 왔다 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평범하게 살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보다 작품 하나라도 남겨 놓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노래와 작곡이었다. 늦었지만 피아노도 시작했다. 
예명 시카는 사슴이라는 뜻인데 유치원 때부터 사슴벌레를 키워 지금도 5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사슴벌레를 좋아하여 시카라는 예명을 쓰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차를 타면 이브 몽탕이나 조르쥬 무스타키의 노래가 많이 흘러나왔어요. 불문학을 전공하신 아버지는 읊조리는 듯 한 샹송을 좋아하셨죠. 무의식적으로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도 같아요" 중간점검이 낮은 음색에 조용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중간 점검의 가사는 이병비씨의 시다. 보건소에서 공익 근무를 하고 있을 때 함께 일했던 직원 이씨가 이 시를 써서 보여줬는데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작곡한 것이 중간 점검이다. 시작도 끝도 아닌 중간 지점에서 다시 중심을 잡고, 또 줄타기하듯 아슬아슬 살아가는 사람들이 잠시 숨 고르듯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곡을 만들었다.
현재 그가 작사, 작곡한 노래는 20여곡 정도. 이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2집을 낼 예정이다. 물론 언제 2집을 내야겠다 확실한 계획은 없지만 여건이 되면 올해라도, 적어도 내년에는 2집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연애를 해보지 않아서인지 사랑 노래보다는 일상적 삶의 풍경을 스케치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아요. '일기 예보'라는 곡이 있습니다. 어느 날 길을 걷는데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우산을 펴서 쓰는데 나는 우산이 없어 비를 맞아야 했어요. 혼자 비를 맞으며 외로움이 밀려왔고 일기 예보를 원망했죠"
'새벽 도둑'이라는 곡도 있다. 해가 뜨기전 새벽빛이 아름다운데 이를 사진으로도 찍을 수도 없고 그림으로도 표현이 안 되고 그래서 하얀 종이를 들고 흔들면 그 아름다운 새벽빛이 흰 종이에 담길 것 같아 이 곡을 만들었다. 
그의 노래 중간 점검은 유튜브나, 소리바다, 멜론 등의 음악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미디어 광수에서 최근 발매했다.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는 싱어송라이터 시카의 2집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