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실체를 밝혀야

'BBK 주가 조작' 핵심 인물인 김경준(41)씨가 곧 송환될 모양이다. 김씨의 송환이 이번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국민의 관심이다. 과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 조작'에 개입했는지 아니면 그의 말대로 전혀 관련이 없는지 명명백백하게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후보가 주가 조작에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는 후보에서 사퇴해야 할것이다. 범죄인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이 후보의 주장대로 BBK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 그의 인기는 치솟아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같은 근거로 해서라도 김경준씨의 귀국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김씨의 송환과 수사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 빠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김씨의 송환 일정, 신병 인도 장소, 호송 절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를 공항에서 신병을 인계 받은후 곧바로 체포할 계획이다. 지난 2002년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뒤 기소 중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돈과 소액투자자의 돈 384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여권을 위조하여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다스가 190억원을 BBK에 투자하는 과정에 이 후보가 관여했는지, 다른 기관 투자자도 이 후보의 영향력 때문에 BBK에 투자한 것인지 등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에 대한 수사는 속전속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당 부분 그의 범죄 사실을 검찰이 수사를 한 상황이고 김씨도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은 BBK 주가조작의 실체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 그것은 검찰의 책무에 앞서 국민의 알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예를들어 명확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고 국민의 의혹만 키우게 한다든지, 결과를 선거후 발표한다든지 할 경우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씨 구속 후 최대 20일까지 수사한 뒤 기소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12월 중순에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번 수사에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