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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전불감증이 대형화재의 원인이다.

by 조무주 2009. 11. 16.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대형 화재 사고를 과연 막을 수는 없을까. 해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화재 예방을 외치지만 올해도 겨울이 오기도전에 대형 화재로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지난 14일 부산에 있는 실내 실탄사격장에서 불이 나 일본인 관광객 8명 등 모두 10명이 숨지고 6명이 중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중상자 가운데는 의식불명인 환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불이 난 사격장은 평소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일본인들의 피해가 컸다.

 이 사고로 앞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도 크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방재 시설 미비가 참사를 불렀다고 보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에서 사격장을 개설할 경우 엄격한 총기안전 관리와 방음시설을 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방재대책이 소홀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격장에는 창이 한 개도 없었으며 출입구는 비상구를 포함해 2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실내 사격장은 방음을 위해 폐쇄적으로 꾸며져 있어 화재가 날 경우 연기가 실내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 사격장은 낡은 건물인데다 천장이 낮고 환기가 안돼 화재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평소 화재 예방에 소홀했다는 반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번화가에 실내사격장을 운영하는 예는 드물다" 면서 "탄약류의 보관과 화재방지 시설 등 안전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격장 화재는 이번만이 아니다. 2006년 4월 25일 서울 반포동 실내사격장에서 화재가 발생 1명이 사망하고 일본인 관광객 3명 등 7명 부상을 당한적이 있다. 이곳도 방음을 위해 폐쇄적으로 꾸며졌으며 화재시 연기가 빠져 나가지 않아 부상자가 많았다. 

 지난 1월에 발생한 용산 화재도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철거민 소속 주민들이 장기간 농성을 벌이자 경찰 특공대가 진출했고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농성자 5명과 특공대원 1명 사망했다. 물론 이 화재는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발생한 사고였지만 적지 않은 인명 피해를 냈다는 것이 최근의 화재와 유사한 점이다.

 지난 2003년 2월에는 대구시 중구 성내동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남자가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는 휘발유에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져 12량의 지하철 객차를 모두 태워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당한 끔찍한 사고도 있었다.

 지난해만해도 화재 사고로 인명 피해가 많았다. 2008년 1월17일 경기도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으며 같은해 7월25일 경기도 용인시 감량장동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또 12월 5일에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 6명이 사망하고 1명 실종되기도 했다. 이처럼 해마다 발생하는 화재는 안전 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설마 불이야 나겠어" 하는 불감증이 이처럼 대형 화재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번 부산 사격장 화재 사망자 10명 가운데 7명은 2층 휴게실에서 발견됐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사격장에서 순식간에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며 "일본인 관광객들이 온 몸에 불이 붙어 건물 밖으로 뛰쳐 나왔다"고 말했다.

 이 사격장은 경찰과 소방, 전기안전공사의 합동점검에서 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점검이 허술하게 이뤄지지 않았나 의혹도 사고 있다. 올해는 더 이상 이같은 대형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