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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 아니다.

by 조무주 2010. 1. 17.

 

어느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없다.

 

 중남미의 최빈국 아이티에서 7.0의 강진으로 20만여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학교 등 건물 2100여개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하니 그 참혹함이 짐작이 간다. 길거리에 널린 시체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생지옥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구호물자를 보내고 있으나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공항이 마비되고 길이 끊겨 구호품을 제대로 실어 나를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선 100만 달러 지원과 함께 국제 구조대를 현지에 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 뻔하다. 여기에 전염병이라도 만연된다면 사망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아이티의 폴 안투안느 비엥-애메 내무장관은 "현재까지 5만명의 시신을 찾았다"며 "모두 10만명에서 2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 20만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들어 지구촌에서 규모 7.0이 넘는 강진이 빈발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 8만7000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 2004년과 2009년 9월 강진으로 22만명이 사망했다. 지진의 나라라고 하는 일본에서도 거의 매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지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한반도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 동안 420여 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1년에 평균 40차례가 넘는다는 것이다. 5.0이상의 지진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진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본, 인도네시아, 페루 등이 속하는 환태평양 지진대와 접하고 있는 유라시아판에 속하고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세계지진 발생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피해가 가장 컸던 서기 779년 경주지진 때 1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역사 기록도 있다. 1978년 홍성지진에는 건물 파손 118동 등 당시 금액으로 4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아이티에서 보았듯이 지진이 발생하면 내진 시설이 중요하다. 아이티의 대통령궁도 힘없이 무너졌다. 가옥은 물론 학교, 병원, 공공건물, 아파트 등도 대부분 무너졌다. 최빈국 아이티에서 내진 설계를 제대로 했을리 없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일반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은 건물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현재는 3층 이상의 규모 또는 1000평방미터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서는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 공공 민간 시설물 가운데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18%에 불과하다고 한다. 10개 건물중에 8개 건물은 내진 설계 적용이 안됐다는 통계다. 더구나 1988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거의 내진 설계가 안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해일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앙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해운대라는 영화가 상영됐다. 해운대에 해일이 덮쳐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단지 영화속의 장면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피해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부도 뒤늦게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3차 지진방재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번 아이티 강진을 교훈 삼아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