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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추 값 폭락이 우려된다는데...

by 조무주 2010. 10. 25.

 

 

 

 한포기당 1만원을 넘던 배추 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제는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산지 배추 출하량이 늘고 수입량도 증가해 현재 배추 한포기 가격은 2500원~3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김장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 하면 물량이 크게 늘어, 폭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배추값 폭등을 걱정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폭락을 걱정하게 된것이다.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이유는 월동 배추 재배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가까이 늘어났고, 날씨도 점차 좋아져 작황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장철에 출하량이 예년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 200톤에 불과하던 중국산 배추도 10월 현재 수입량이 4000톤으로 늘어났다. 이때문에 배추 가격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배추값 하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라디오 연설에서 "일부 중간 상인들이 독과점이나 담합으로 산지 농민들은 고생해서 생산해 싼값으로 팔고 소비자는 비싼 값에 사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불공정 사례가 없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농산물 가격이 비싼 데 대해 이례적으로 중간 상인의 독과점이라는 구체적인 불공정 행위까지 지목하면서 강도높게 유통구조의 개선을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대통령은 서민들이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품목들을 국제 시세보다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면서 가격 인하 대책을 마련하라고 한 이후 나온 후속 지시라는 점에 주목된다. 그동안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할 때마다 낙후된 다단계 유통 구조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배추 값 폭등과 폭락이후에,또다시 장기적으로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격이 폭락하면 겨울 배추 재배면적이 급감할테고, 이후에는 또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폭등하면 중국산을 수입하고, 너무 많이 수입하면 가격이 폭락하고, 농민들도 가격이 오르면 너도나도 재배에 나섰다가 배추 가격이 폭락하면 재배를 꺼리고, 그렇게 되면 배추는 해마다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이는 국민들이 모든 면에서 너무 성급하게 대처를 하는 경향도 문제이다. 가격이 폭등하면 느긋하게 기다려 보고, 폭락하면 한포기라도 더 사주는 성숙된 국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정부의 무능만을 탓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