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이 바쁜 서원학원이 뒤늦게 교수, 직원, 학생, 동문, 산하 중·고교 등의 구성원 대표 20여 명으로 '현대백화점 그룹 영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현대백화점이 아니면 살길이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학원의 앞날을 위해 현대백화점이 인수하기를 원했다면 진작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마자 포기를 선언한 것은 구성원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모 교수가 백화점 본사 앞에서 단두대와 상복을 입고 극단 시위를 벌이자 서원학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최병준 교수(독어독문학과)와 충북여고 김사성 교장을 공동대표로 선출하고 "주인없은 서원대는 부실 대상이 될 퇴출 대학 명단에 포함돼 절박한 위기 상황"이라며 "서원학원이 살길은 현대백화점 그룹이 경영 인수를 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 공동대표도 "현대백화점이 요구하는 장애물과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서원학원 구성원의 간절한 뜻을 백화점 측에 전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성원들의 확고한 의지를 결집해 학원 인수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를 구성원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들의 소망 처럼 일이 순탄하게 풀릴지는 의문이 많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인수를 반대하는 교수가 아직도 있고 차순위 협상자에 대한 접촉을 하지 않은채 현대백화점에만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교수들은 공모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서원학원 임시이사회도 현대백화점 그룹과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김병일 이사장은 "현대백화점이 포기 이유로 밝힌 여러 사항에 대해 임시이사회가 앞장서고 학원 구성원과 공동 협조해 즉각 학내 개혁·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가시적인 추진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에 포기 재고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차순위 대상자와 협상은 백화점 그룹과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판단한 시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현대백화점과의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학원 이사회도 현대백화점 그룹이 선순위 협상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것 같다. 대다수 구성원과 도민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백화점 측이 다시 협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구성원 모두 한 마음이 될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구성원 모두가 원할 때 가능한 것이다. 백화점 측은 지금까지는 앞장서서 인수에 나섰지만 앞으로는 그런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현대백화점 그룹 영입 반대 기자회견을 한 김모 교수에 대해 징계위에 회부하여 퇴출 조치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 그러나 영입 반대 기자회견 만으로 퇴출의 대상이 되는지 의문이며 이를 김 교수가 수용할리도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든 걸림돌을 제거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원대 교수들은 지난 22일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총장이 교수회 의장이 되는 조항 신설과, 교수회를 의결기구가 아닌 심의 자문기구로 개편하는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제 서원학원이 어디로 가느냐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특히 서원대가 발전해야 서원학원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퇴출대학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구성원들이 현명한 판단으로 학원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올바로 선택해야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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