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철회했다. 경제가 안좋아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마당에 의정비 인상으로 의원들의 배만 불린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청주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었다고 보여진다.
이와 반대로 충북도의회는 의정비 인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모 의원은 "뭐가 무서워 의정비를 올리지 못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도민들의 의사는 아량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충북도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철회하지 않자 의정비심의위원회는 내년도 의정비를 기존 4968만원에서 141만원 올린 5109만원으로 인상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CJB가 도민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의정비 인상에 대해 80.2%의 도민들이 반대했다. 대부분의 도민들이 도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의정비심의위원회는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2500명의 여론조사에서 80%가 넘는 주민들이 반대했는데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게 의미가 있는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특정 방송국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심의위원회가 차용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조사의 신뢰를 높히기 위해서는 표본수를 2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할것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해도 의정비 인상 찬성자가 50%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형식적인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가 쓸데 없는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정비심의위는 28일 쯤 제4차 회의에서 내년도 의정비를 결정할 예정인데 여론조사는 도민들의 여견을 듣기 위한 사전 절차에 불과하다. 심의위는 500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내주초까지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찬성 여론이 나오지 않는한 의정비 인상을 강행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충북도의회가 여론조사 전에 청주시의회 처럼 스스로 인상안을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맞춰 한나라당 충북도당도 성명을 내고 "도의회는 의정비를 인상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도민들에게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또 "도의회는 민의를 제대로 수렴해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을 생산하는 곳인데,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민의를 대변하기는 커녕 민심에 대못을 박는 행태만 골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정비 인상을 놓고 당에서 반대 성명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나라당 출신의 의원들도 도의회에 있는데 도당이 의정비 인상에 대한 반대 성명을 낸 것이다.
이에앞서 민주노동당 충북도당도 "충북의 재정 자립도는 24%에 불과하고 경제 상황도 악화됐는데, 도민들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려야 할 선출직 의원들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서만 똘똘 뭉쳐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스스로 개혁의회를 표방하면서도 정작 주민들의 의견과 변화의 목소리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모습이 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충북도의회는 지금이라도 여론조사 전에 스스로 의정비 인상에 대해 철회하기를 촉구한다. 그것이 의원들의 자존심도 살리고 주민들로 부터 신뢰받는 길이다. 주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의정비심의위도 의원들이 요구처럼 의정비를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도의원들이 의정비 인상을 위한 집단행동을 계속한다면 앞으로 의회 활동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26 재보선 충청권도 변했다. (0) | 2011.10.28 |
---|---|
우암산 둘레길을 만든다는데... (0) | 2011.10.26 |
대통령 내곡동 부지 매입 포기해야... (0) | 2011.10.17 |
아파트 가격 오름세 심상치 않아... (0) | 2011.10.12 |
충북도의원들 정신 못차려... (0) | 2011.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