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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잇따른 불산 누출 안전불감증이 문제

by 조무주 2013. 1. 17.

  지난해 9월 구미에서 불산가스가 누출돼 엄청난 피해를 준데 이어 이번에는 청주공단에서도 불산이 누출됐다. 경북 상주에서도 염산 누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어 공장내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공단 내 LCD 가공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근로자 주모(28)씨가 눈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주씨는 다행히 보호장비를 착용하여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주씨가 넘어지면서 발로 밟은 PVC파이프가 깨지며 8% 농도의 불산 2500ℓ가 새어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발로 밟아서 파이프가 깨진다면 이 설비가 얼마나 부실했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통상 사용하는 배수관의 PVC파이프도 성인이 밟아 깨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불산이 지나가는 파이프가 성인이 밟아 깨졌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누출된 불산은 사고후 공장 내에서 자동 폐수 처리돼 인근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벌여 정말로 인근 주택 등으로 확산되지 않았는지는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불산은 물에 희석돼 농도가 매우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래서 공장내에서 폐수 처리가 가능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불산은 공기 중에서 발연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보통 화학공장이나 반도체공장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상온에서는 기체로 기화돼 피부와 직접 접촉시 화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소화기나 호흡기 등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지난해 9월 경상북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의 화학 제품 생산업체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탱크로리에 실린 불산가스를 공장 내 설비에 주입하던 중 근로자의 실수로 탱크로리의 밸브가 열리면서 가스가 유출됐다. 이 사고로 공장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더구나 불산가스 누출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업단지 인근 지역까지 가스가 퍼지면서 농작물이 죽고 가축이 가스 중독 증상을 보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이 사고로 발생한 폐수가 오염 처리시설로 옮겨졌으며, 공단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가스 누출 사고로 인한 2차 피해로 치료받은 사람만 1954명에 이르고 농작물 피해 180건 91.2ha,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 내 40개 업체가 53억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우 등 가축 1313 마리가 피해를 봤다고 접수됐다. 상당수 주민들이 대피하는 불편도 겪었다.
 경북도는 가스 누출 피해 지역인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임천리 주민과 인근 근로자 등 1200명을 대상으로 주민건강 역학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구미 불산가스 누출후 상주시 청리면 청리마공산업단지 내 웅진폴리실리콘에서는 염산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공장내에서 염산과 불산 누출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공장의 안전관리자들이 너무 안아하게 대처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기회에 각 기업체에서는 공장안전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