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이후 공직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청주시 공무원이 학교 급식에 특정 업체의 농산물을 납품 받도록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공무원이 특정 업체의 제품 구매를 강요한 것이다. 말썽이 일자 뒤늦게 납품을 취소하도록 하는 등 공직자가 정신이 제대로 섰는지 의문이 든다.
청주교육지원청은 최근 각급 학교에 친환경 학교급식에 필요한 식자재를 오창농협청원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오창APC)에서 납품 받을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주시내 각급 학교는 오창APC와 계약을 맺고 6월부터 식자재를 납품받기로 했다. 청주교육지원청이 각 학교에 오창APC와 계약할 것을 권유한 것은 예산을 지원하는 청주시 공무원이 이 업체의 농산물을 구입하도록 권유했기 때문이다. 청주교육지원청으로써는 돈을 주는 청주시에서 특정 업체와 계약할 것을 권유하자 이를 뿌리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오창APC 농산물 납품 가격이 다른 업체에 비해 최고 67.8%나 높은 것으로 드러나 청주시 공무원이 이 업체를 밀어주고 도움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공무원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것은 그만큼의 댓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업체에 특혜를 줄 리가 없다. 지난 4월 청주시는 친환경급식 잡곡류 관련업무 협의를 오창APC에서 개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청주교육지원청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청주시에 친환경 식자재를 납품하던 충북급식재료공급업협동조합의 찹쌀과 현미찹쌀의 납품가격이 각각 ㎏당 3600원이었는데 오창APC는 5000원으로 1400원(38.8%)이나 높은 가격에 공급가를 정했으며, 서리태는 ㎏당 충북급식재료공급업협동조합에서 1만3700원이었는데 오창APC는 2만3000원으로 9300원(67.8%)이나 비싸게 책정됐다. 누가봐도 이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청주시내 모든 학교에 이 농산물이 납품될 경우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 차수수는 충북급식재료공급업협동조합의 9800원보다 68.3%나 비싼 1만6500원에, 기장도 기존 1만5400원보다 29.8% 비싼 2만원, 청차조는 1만1200원보다 77.6%가 비싼 1만9900원에 공급가를 정하는 등 상당수의 농산물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예산을 지원해주는 부서의 공무원이 오창APC에서 납품 받을 것을 권유해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말하고 "오창APC에 공급가가 비싸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청주시내 학교에 납품하려면 운송업체를 별도로 계약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해 그대로 했다"고 말했다.
또 친환경학교급식 지원사업은 통합청주시 출범 이후에 하기로 약속했으나 미리 계약을 진행하여 이도 문제가 됐다. 결국 청주시는 물론 청주시교육지원청도 잘못을 알고 넘어가려 한 점이 분명한만큼 감사를 통해 잘잘못을 가려져야 한다. 최근 충북문화재단의 공무원이 예산 집행을 불명확하게 하여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공무원마저 시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여 공직사회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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