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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남아 선호 사라졌다.

by 조무주 2014. 9. 11.

  정부의 산아 제한 정책이 한창일때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의 표어가 있었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강력한 구호도 등장했다. 이때만해도 자녀 3명은 기본이고 4~5명씩 낳던 시절이었다. 1961년에 시작된 산아 제한 정책의 이유는 급격한 인구팽창이 경제성장의 저해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산아 제한 정책이 효과를 거둬 2000년대부터 저출산을 걱정해야 하는 때가 됐다. 정부는 저출산에 의한 고령화가 심각해지자 2011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1.84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서울시 합계출산율 즉, 여자 한 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는 1명도 안되는 0.968명이었다. 전국 평균은 1.187명으로 간신히 한명을 넘었다. 부산 1.049명, 대구 1.127명, 광주 1.170명으로 대도시 합계출산율이 낮았다. 출산율이 높은 곳은 전남 1.518명, 충남 1.442명, 제주 1.427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합계출산율은 OECD 34개 국가중 최저다. 이 때문에 고령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OECD 회원국의 인구 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13년 기준 한국의 고령인구 증가 속도가 1위를 기록했다. 고령인구 비중을 1970년 1로 설정하고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 비교할 때 한국은 4배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2010년 37.9세로, 1970년 19.0세보다 18.9세나 높았다. 중간 연령이 크게 오른 것이다.
 다행히 출산율은 낮아졌지만 남아 선호는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출생 성비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아 100명당 출생 남아의 출생성비는 105.3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았다. 남녀 성비는 항상 여아가 적고 남아가 많았는데 그나마 많이 개선된 것이다. 보통 103∼107이면 정상 성비라고 본다. 우리나라 출생 성비는 1980년대 초반 100대 107 안팎을 유지하다 1986년 111.7로 올랐으며 1990년도에 116.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2001년 109.1, 2003년 108.7, 2005년 107.8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2011년 105.7, 2013년 105.3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출산율은 떨어지지만 성비가 정상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셋째아이 이상에서는 성비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셋째아 성비는 107.8, 넷째아 이상은 109.8이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수명은 길어지는 노령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출산율을 높히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늘려 젊은이들이 일찍 취업하여 생활에 안정을 찾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좋은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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