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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국제 유가, 경제 성장에 발목 잡나

by 조무주 2008. 1. 5.
 기름이 문제다. 지난해는 태안 앞바다에 원유가 유출돼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연초 부터 유가 인상으로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제유가가 한때 100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가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 2004년 9월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선 이후 3년여만에 배럴당 100달러 고지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유가 급등은 물가를 올리고 주가를 떨어뜨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가 상승은 석유제품 뿐만 아니라 각종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용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연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만큼 유가가 오를 경우 4%까지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해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상태로 유지된다면 소비자 물가는 0.45%포인트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유가 인상이 물가를 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특히 고유가에 곡물, 비철금속 가격까지 오르고 있어 생필품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게 서민들의 주장이다.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 물가지수는 작년 11월 4.9%나 상승하여 2005년 2월 4.9% 상승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경유(17.6%)와 휘발유(13.4%)가 많이 올라 승용차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직접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영세 자영업자들도 부담이 크다. 석유가 모든 산업의 기초 원자재인 만큼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져 증시의 압박 요인도 된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국내 정유사들이 종전과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더 많은 달러를 지급해야 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외환당국의 개입 완화와 정유업체의 수출 증가를 유도하며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새 정부가 환률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것이다. 지난해 증시가 악재를 무시하고 위만 보고 달렸으나 이제는 고유가에 미국 경기둔화까지 겹쳐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격이다. 증시의 폭락도 걱정되는 새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