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원유유출 사고는 이제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12월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태안반도 남단의 내파수도에서 북단의 가로림만에 이르는 해안선 167㎞를 기름 범벅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50여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을 다녀갔으며 그 결과 어느 정도 응급복구는 완료된 상태다.
아직도 해변 곳곳의 갯바위는 검은 기름의 흔적이 역력하다.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닦아냈지만 기름덩이가 완전 제거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생태계가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10여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태안군 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전국에서 54만4000명의 자원봉사자가 태안을 찾아 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바가지와 양동이로 기름을 퍼날랐고 바위틈의 기름을 천 등으로 닦아 냈다. 초등학교 학생의 고사리 손에서 대통령 당선자까지 봉사 작업에 동참했다. 아무런 대가도 없는 자원 봉사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은 외환 위기때 금모우기를 위해 장롱에 처박아 둔 돌반지를 꺼내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연말 송년회를 자원봉사로 대신한 직장인도 있었고 새해를 자원봉사로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다. 어려움이 닥치면 더욱 단결하는 국민 정신을 다시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태안군 방제본부에는 지금까지 장화 3만7000여켤레, 고무장갑 16만4000여켤레, 방제복 15만8000여벌의 방제 소모품이 기탁됐다. 생필품도 빵 11만5000여개, 우유 7만2000여개, 생수 3만여상자 등이 접수돼 자원봉사자 들에게 지원됐다.
천안 입장초등학교 5년생인 김소진 양은 “어리고 멀어서 가보진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검은 바다가 푸른 물로 변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라는 위문 편지를 보내는 등 전국에서 1000여통의 위문 편지도 도착했다. 태안 앞바다의 기름 유출로 어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전 국민이 애국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것 같다.
통상 기름유출 사고 이후 먼바다의 생물은 3~6주, 갑각류 등 수중생물은 2~3년, 넙치 등 깊은 바다 생물은 5~6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눈에 보이는 방제 작업 못지않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태계를 보호하는 작업이 병행되야 할것이다.
기름의 최후 형태인 타르 덩어리가 전라도를 지나 남해안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자원봉사로 응급복구된 해안가를 전문적인 인력이 투입돼 체계적인 방제가 실시돼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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