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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숭례문 화재, 분통이 터져서 글이라도 써야 했다.

by 조무주 2008. 2. 11.

국보 제1호 숭례문이 불타 버렸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문화재에 대한 보호대책이 얼마나 소홀했으면 대한민국의 상징인 국보 1호가 불에 타 잿더미로 변하는가?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괜히 불길한 예감까지 든다. 숭례문은 조선왕조 한양 천도 후인 태조 4년(1395년)에 짓기 시작해 3년 만에 완성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도 견뎌 낸 우리나라의 상징물이다.

 

숭례문 설계도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모양으로 복원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문화재적 가치는 모두 연기와 함께 사라진 것이다. 한국 전쟁 당시 일부가 파손돼 1961년부터 대규모 보수공사를 할때도 대부분 자재는 최초 사용된 것들을 이용했다고 한다. 건축자재의 문화재적 가치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방화로 추정된다고 하지만 아직 그 범인의 윤곽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일반 시민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올라가 방화를 했다는 것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관리가 얼마나 소홀했으면 민간인이 2층 지붕 안쪽까지 올라가 방화를 했는가.

 

진화 작업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소방관이 불을 끄는데도 문화재청과 협의하에 진화 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건물이 불에 타는데 문화재청과 협의할 시간이 어디 있는가. 우선 불을 끄고 봐야지.

 

그동안 야간 조명시설로 인한 누전 사고 가능성과 개방 이후 방화 가능성을 제기했는데도 이에대한 문화재청의 대책은 전무했다고 한다. 스프링클러 시설도 화재를 초반에 알려줄 경보기도 없었다니 분통이 터지는 노릇이다.

 

숭례문의 관리는 문화재청이 맡고 있다. 지난 2005년 강원도 낙산사 화재 이후 주요 목조 문화재 소실을 막기 위해 해인사, 낙산사 등 4곳에는 방재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숭례문은 이런 방제시스템도 없었다니 한심하기 그지 없다.

 

숭례문은 지난 2006년 3월초 일반에 공개됐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북을 세 차례 두드려 중앙통로인 홍예문을 개방했다. 앞서 서울시는 2005년 5월 27일 숭례문 개방행사도 개최했다.

 

숭례문 개방이 이번 화재의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이나 개방후 대책이 미흡한 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900년대의 숭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