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쟁이 종식되지 않고 휴전 상태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이같은 절박한 사정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은 한국전쟁이 몇년도에 발발했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4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32명)가 한국전쟁이 발생한 연도를 모른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대부분(97.9%)은 남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휴전 중'이라고 말했지만 2.1%(9명)는 '전쟁이 끝난 상태'로 여기고 있다. 전쟁을 일으킨 주체에 대해서는 67.8%가 '북한 또는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이라고 응답했고 15.9%는 '미국과 소련 모두'라고 보고 있었다. 통일 가능성은 30% 이하라고 대답한 경우가 전체의 60.5%를 차지했고 70% 이상으로 본 응답자는 13.8%에 그쳤다.
중고 학생들은 더욱 심각하다. 행정안전부가 2008년 전국 중고교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48.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2%는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남한'이라고 답했고,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는 미국(28.4%) 일본(27.7%)과 북한(24.5%)의 순이라고 답했다.
지난 3월26일 서해상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아직도 이에대해 여러 가지 의문점이 제시되기는 하나 북한이 우리 군함을 공격한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의 지금 상황은 전쟁 종식이 아니라 단지 휴전 상태이며 언제라도 북한도발이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안보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남북간 정치군사적 신뢰구축, 북핵 문제 해결, 평화보장을 위한 국제체제 강화 등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천안함 사건말고도 북한은 정전협정에 서명한 이후 수시로 정전협정을 위반했다. 1953년 7월27일 이후 1994년 4월 말까지 북한의 위반 건수는 무려 42만5271건에 달한다.
한미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협상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당사자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쟁을 종식하는 의미의 평화협정 체결에는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들이 원론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그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남북간에 정치적, 군사적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상대방이 군사적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쌓여야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도가 오히려 높아져 전방에 배치된 군 전력을 줄이는 등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핵 문제도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 남북고위급회담 등 외향적으로 평화공세를 취하면서 항공기 테러와 잠수함 침투, 연평도 해전 등 소수의 공작원 침투에서 벗어난 과감한 도발행위를 자행했다.
1999년 6월 최초의 남북한 정규 해군간 제1연평해전을 일으켜 국지도발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도 드러냈다. 2002년 6월에는 제2연평해전을, 지난해 11월에는 대청도 해상에서 대청해전을 각각 유도했으며 급기야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을 기습 공격했다. 북한은 아직도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도발을 일삼고 있다. 이같은 절박한 사실을 온 국민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새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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