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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과비벨트 충청권에 세워야

by 조무주 2010. 6. 29.

과학비즈니스벨트가 어디로 갈것인가. 당초 세종시에 입주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부결되므로 과비벨트가 세종시에 들어가는 것이 무산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정치권에서 펴고 있다. 과비벨트는 대통령의 공약 사업으로 처음 부터 충청도에 입주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세종시 입주가 결정되었으나 수정안이 무산되므로 이도 함께 무산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충청도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천안 아산과 대덕연구단지 충북의 오송 오창을 연결하는 단지로 조성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이에따라 세종시 수정안이 무산되더라도 충청도에 입주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세종시 건설을 원안대로 하면 과비벨트가 세종시에 들어가는 것은 무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비벨트 계획 자체가 무산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부처가 들어가는 자리에 과비벨트를 넣는 것이고, 수정안이 무산되면 원안에 잡혀있던 8조5000억원 이상을 넣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은 "과비벨트가 세종시에 들어가는 것을 계기로 해서 들어오려고 했던 기업이나 대학들도 자율적으로 재고를 할 것"이라며 "수정안에 있는 플러스 알파를 다 넣으면서 원안도 넣는 계획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과학비즈니스밸트가 충청권에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관련 법이 통과되면 지역선정 등을 비롯한 절차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선정을 새롭게 추진한다는 것은 충청도 이외의 지역으로도 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어서 타 지역의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세종시 수정을 밀어 부쳤는데 충청도민들의 거부로 수정안이 무산됐으므로 과비벨트를 다른 지역으로 넘겨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비벨트는 아시아기초과학연구원을 설립하고 2015년까지 50개 연구사업단을 산하에 신설하는데 그 중 25개 사업단이 충청권에, 나머지 25개 사업단은 전국에 분산한다는 것이 당초 원안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50개 산하 연구사업단 전체를 세종시에 넣는 것으로 수정했었다. 당초 원안으로 한다면 충청권에 25개 사업단이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과비벨트 장기열 추진지원단장은 입지 선정방식에 대해 공모제와 지정제를 놓고 장단점을 비교해 하나를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제를 실시할 경우 대구, 포항, 전북, 인천 등 각 지자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첨단의료복합단지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나눠먹기식으로 전국에 이를 분산 배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는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 과비벨트나 기업 유치를 원점으로 돌린다며 국민을 위협한다"면서 "과비벨트는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충청권의 표를 얻기 위해 스스로 제안한 공약 사안인데 이제와서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비벨트는 나눠먹기식으로 분산 배치해서는 안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디에 두는 것이 경쟁력이 있는가를 따져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를 보면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됐다고 하여 공모제 등을 통해 충청권 이외의 지역에도 배정할 수 있다는 논리여서 납득하기 어렵다. 과비벨트는 반드시 충청권에 입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