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소주인 충북소주㈜가 롯데칠성음료에 매각된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도민들은 섭섭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향토기업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 이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소주는 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술이다. 상당수 도민들은 시원소주와 함께 저녁을 보내기도 했을 것이다. 시원소주를 마시면서 애향심을 되새기기도 했다. 그래서 충북소주의 매각은 더욱 서운한지도 모르겠다.
충북소주가 롯데에 매각되면 향토 기업이라는 인식이 상당부분 줄어들게 될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애향심을 발휘한다며 시원소주를 마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충북에서 시원소주의 점유율은 40%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롯데가 충북소주를 인수하면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소주의 경우 장덕수 대표 등 충북인들이 주식을 모두 소유하여 자도주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롯데가 주식 100%를 인수한다면 그것은 자도주라고 말할 수 없다. 충북에 연고를 둔 기업일 뿐이다.
장 사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와의 매각 협상이 마무리돼 주식양도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류시장 개방과 소주면허 규제 완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감당하기 어려워 매각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먹튀가 아니냐는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충북에서 어느 정도 시장을 점유하여 가치가 높아지자 매각한 것이라는 비난이다.
롯데는 장 사장이 보유한 지분과 나머지 소액 주주가 보유한 주식 100%를 취득하게 되며 매매대금은 3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충북소주의 주력 상품인 시원소주를 생산해 수도권과 강원도에 이어 충청도까지 지역 거점을 확보하여 전국시장 공략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충북소주의 매각 대금 중 60억원과 자신이 갖고 있는 90억원대 부동산을 합쳐 150억원으로 재단을 설립한뒤 사회 사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에서 번 돈을 충북에 환원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사회 사업도 좋지만 충북소주를 더 키워가며 충북에 봉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도민들은 무조건적 시원소주 사랑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충북소주 매각 결정이 알려진뒤 많은 애주가들이 시원소주를 거부하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소주를 마신다는 박모씨(52·청주시 금천동)는 "시원소주가 롯데에 매각된다면 향토기업이라고 보기 어려워 매력이 떨어졌다"며 "앞으로는 시원소주 대신 전국적으로 브랜드가 있는 다른 소주를 마시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박모씨(45)는 "가는 곳마다 시원소주가 충북의 소주라며 자랑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게됐다"고 말하고 "충북소주를 충북인이 키워야지 다른 기업에 넘어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충북소주는 그동안 주폭퇴치, 장학금 지급, 결손 가정돕기, 사랑의 점심나누기, 연탄나누기 등 충북에서 많은 선행 사업을 하여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20%대의 점유율을 40%대 까지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롯데가 충북에서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선 향토주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충북도에 무한 봉사를 해야 할것이다. 충북에 연고가 있는 기업이 아니라 충북인의 사랑을 받는 주류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충북도민들이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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