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시행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자치단체 예산으로는 굵직한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따와야 한다.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도지사는 물론 시장·군수에 이르기까지 국비를 확보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자치단체장이 유능한 단체장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공약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충북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취약하여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시종 충북지사가 야당 출신인데다 내노라는 인물이 중앙 부처에 포진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예산을 목표대로 따오기가 쉽지 않다.
충북도는 올해 도지사는 물론 실무 담당자까지 중앙 부처를 쫓아 다니며 예산 확보에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실적은 별로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해마다 어느 정도 예산 삭감을 각오하는 것이지만 사업비가 아예 취소되거나 대폭 삭감되어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것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신문은 "국비확보 전쟁에서 참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목표에 훨씬 못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지사가 그토록 국비 확보에 목을 맸지만 한계를 절실히 느낀 것이다. 더구나 정부의 긴축 방침으로 예산이 많이 줄어든데다 충북의 사정을 대변할만한 인물이 중앙 부처에 별로 없는 것도 원인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충북도 관계자는 "예산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1차 심의가 끝났지만 2차 심의가 남아 다시 예산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비 확보의 1차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1차 심의에서 충북도가 확보한 내년도 국비 총액은 2조500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도가 당초 목표로 잡은 3조8000억원의 66%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1조3000억원이 날라간 것이다. 물론 예산이라는 것을 100% 다 확보할 수는 없다.
앞으로 2차 심의에서 최대치 확보액을 3조4900여억원으로 잡아 91%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1차에서 확보하지 못한 예산을 2차 심사에서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래서 내년 지사의 공약사업 시행에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충북도는 연초부터 국비 확보를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공무원들의 공과를 국비 확보에 달려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상실감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지사가 민선 5기 후반기 도정 운영의 방점을 두고 있는 사업들이 대부분 삭감돼 더욱 난감하다. 예를 들어 도로변 태양광발전사업(미반영), 국립현대미술관 수장·보존센터 건립(미반영), 청주공항활주로 확장(미반영), 광역치매관리센터(미반영),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사업(미반영), 중부내륙권 광역관광 개발사업(미반영),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20억 반영)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의 예산이 대부분 삭감됐다. 오송화장품·뷰티박람회의 경우 총 예산이 250억원인데 겨우 20억원이 반영돼 상당한 예산을 감액하거나 지방비로 충당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예산 반영률이 비교적 높은 것도 있다. 충북대병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건립비는 부처 반영액 70억원이 모두 반영됐고, 음성 꽃동네 시설운영비도 부처 반영액 67억원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복지와 관련된 예산인데다 해당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예산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2차 예산 심사에서 충북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더 많은 예산을 따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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