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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잘못된 판정이 스포츠를 망친다.

by 조무주 2012. 7. 31.

  런던올림픽에 많은 국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스포츠는 승패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점이 더욱 관심을 끌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심판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명암이 갈린다면 스포츠 정신에 크게 위배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어이없는 판정 실수로 희생양이 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소속의 조준호(24) 선수는 66kg급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를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했다. 그러나 일본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자 심판위원장이 신판들을 불러 모아 판정 번복을 지시했다. 이에따라 심판 3명은 다시 모여 회의를 한뒤 판정을 다시 내려 일본인 에비누마의 승리를 선언했다. 조준호는 물론 에비누마도 어안이벙벙해 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대해 에비누마 선수도 판정후에 판정 번복은 잘못된 것이며 조준호의 승리가 맞다고 말했다. 판정의 당사자가 이를 인정했는데도 번복된 판정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다.
 30일 일본 교토 통신은 "'바보 삼총사 영화를 패러디한 것처럼 3명의 심판이 잠깐의 회의를 마치고 처음 내린 판정을 번복했다"고 꼬집었다. 일본인들 조차도 이번 번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AFP 통신은 "유도 8강전에서 '촌극(farce)'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명의 심판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심판위원회의 황당한 개입으로 판정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심판위원장의 판정 개입은 유도가 일본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도는 일본의 국기다. 유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후 오랫동안 일본이 메달을 독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의 강호들이 등장하자 일본의 유도도 몰락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영향력에서는 아직도 일본세를 뒤집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이번 판정 번복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누리꾼들은 '올림픽 정신은 짓밟혀졌다', '심판위원장 매수한 것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패자부활전에 나선 조준호는 1회전에서 콜린 오츠(영국)를 꺾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수고이 우리아르테(스페인)를 꺽어 동메달을 획득했다. 판정 번복의 억울함을 동메달로 갚은 것이다. 동메달을 목에 건 조준호는 눈물을 흘렸다. 우승도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동메달에 그친 억울함과 그나마 동메달이라도 딴 것에 대한 감격이 그를 눈물 흘리게 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조 선수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에앞서 수영 400m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도 판정 번복이라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한 박 선수에게 실격이라는 충격적인 판정이 내려졌다. 결승전 진출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수영연맹이 이의 신청을 했으며 이를 받아들여 뒤늦게 실격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실상 박태환 선수는 실격할 이유가 없었다. 판정 실수였던 것이다.
 결승전에 나선 박 선수는 제대로 준비를 못한 탓에 초반 역영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결국 중국의 쑨양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실격 판정이 없었다면 결승전을 제대로 준비하여 출전할 수 있었을테고 그러면 후반전에도 쑨양에게 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판정 실수가 선수에게는 결정적인 패인을 제공한 것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두번이나 억울한 일을 당했다. 런던올림픽이 역사에 길이 남는 훌륭한 대회가 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불공정 판정은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