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충북 증평군 증평읍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A(40)씨가 아들(5)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는 유족의 진술에 따라 아들과 함께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가수 김지훈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김씨도 1년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최근에는 수면제를 복용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울산에서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 "지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 출동한 결과 집안에서 B(44)씨, 아들(15), 딸(5)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집에서 우울증 약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두 자녀를 숨지게 하고 B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다. 벌써 8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오명이 쉽게 사라질것 같지도 않다. 2012년 한해에만 자살자가 1만4779명이나 됐다. 하루 평균 40여명 꼴이 자살하는 셈이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할만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자살에 대해 둔감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살 원인 중에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우울증이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 이성 문제, 가족간 불화 등도 자살의 원인이 되기는 하나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아직도 우울증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에 소홀하다. 신경정신병원에 다니는 것 조차 금기시한다. 우울증은 나을 수 있는 병이다.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살은 복잡한 여러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상의 문제에 우울증이 겹쳐 자살하는 경우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인 상담기관과 치료 대책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같은 전문기관이 없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들의 자살도 급증하는 추세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소외를 느끼는 노인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남자 노인이면서 생활이 어려우면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의 자살률은 일반인의 5배에 이른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것이다.
우울증과 자살에 의한 사회적 비용이 최근 5년간 40% 이상 급증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정책연구원의 '정신건강 문제의 사회 경제적 영향 분석 및 관리방안 연구, 우울증을 중심으로'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발생하는 직접 의료비와 자살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액, 업무 수행 저하에 따른 생산성 감소액 등을 바탕으로 추계한 결과 2011년 10조3826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2007년 7조3367억원 보다 41.5% 증가한 것이다. 우울증과 자살에 의한 경제적 비용을 줄이려면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에서 철저한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직은 이같은 제도 마련이 요원하여 안타깝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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