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 많은 나라가 이상적인 국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은 늘고 중산층이 줄어드는 추세로 가고 있다. 이중 중산층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영업부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경제 지표만 봐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충을 알 수 있다. 수입은 줄거나 그대로인데 인건비, 임대료 등 지출은 늘고 있다. 결국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18.2%로 임금 근로자 11.7%보다 높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은 평균 1억2000만원으로, 임금 근로자 4000만원에 비해 3배 많다. 자영업자 전체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무려100조원을 넘는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10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의 빚 가운데 부실 위험이 있는 부채도 60조7000억원이나 됐다.
중소기업청이 전국의 자영업자 1만4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 매출은 평균 877만원으로, 2010년보다 113만원 감소했다. 이중 임차료, 인건비, 재료비, 공공요금을 빼고 남는 영업이익은 월 187만원에 불과했다. 국세청에 2012년 소득을 신고한 자영업자 395만7000명 가운데 221만6000명(56.0%)의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자영업자 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의 자영업자가 56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줄었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매월 3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베이비부머 자영업자의 대출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30%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영업을 시작한지 1년 이내에 폐업한 자영업자는 18.5%였고 3년 이내에 폐업한 곳은 46.9%였다. 특히 음식점은 3년 이내 폐업하는 경우가 52.2%나 됐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말 38.3%에서 2009년 말 30.0%, 2013년 3월 말 27.2% 등 줄었다. 전체 가계부채 중 자영업자 대출의 비중은 2010년 말 36%, 2011년 말 38%, 2012년 3월 말 39%로 상승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손님이 없는 것이다. 씀씀이가 줄어 외식을 줄이거나 가게에서 물건 사는 것을 자제한다.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한 역동적인 혁신으로 경제를 살리겠다고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내수와 수출의 균형있는 방안으로 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수출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해져 중소기업 투자를 늘려 내수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를 창조경제로 확실하게 전환시키기 위해 벤처창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온라인 창조경제 타운을 오프라인에서 구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내수가 살아야 자영업자도 산다. 박 대통령의 신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 자영업자가 웃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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