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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끄러운 예술계

by 조무주 2014. 11. 11.

 요즘 충북 예술계가 시끄럽다. 지난 2013년 1월에 치러진 충북예총 회장 선거에 출마한 현 조철호 회장이 후보 자격 미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당시 충북문인협회 회장의 추천을 받아 출마했다. 충북문협 고문이며 회원이라며 당시 충북문인협회 회장이 확인서까지 발급했다. 그러나 충청일보 특별취재팀의 취재 결과 '고문'과 관련된 문협 일부 정관 조항이 날조된 사실이 확인됐다. '전임 회장이 당연직 고문'이라는 조항은 총회의 정관 개정도 없이 슬그머니 집어 넣은 것이었다.
 정관 날조 사실이 드러나자 이제는 조 회장이 청주문인협회 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퇴한 적이 없고 제명당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 청주문협 회원이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문인협회가 총회를 한다면 가서 묻고 싶다"며 "나를 제명한 사람이 있느냐, 내가 사퇴한 사퇴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주문입협회 회원이기 때문에 충북예총 회장 후보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도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청주문협이 1999년에 발간한 충북문학 23집 후기에  '조철호 회원이 개인 사정으로 본회를 탈퇴했다"라고 쓰여 있으며 청주문협 일지에 '99년 5월10일 조철호 회원 탈퇴서 제출', '99년 6월 10일 조철호 회원 탈퇴 수리'라고 적혀 있다. 이 뿐 아니라 당시 청주문인협회 사무국장이었던 K씨는 "조 회장이 우편으로 탈퇴서를 보내왔다"며 "처음 탈퇴서를 받고 혹여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시간을 주기로 해 한달 정도 유예기간을 준뒤 탈퇴서를 수리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청주문인협회장이었던 L씨도 "조 회장이 탈퇴서를 제출해 와 이를 처리했다"고 말하고 "조 회장이 문인협회를 스스로 탈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종합하면 조 회장은 99년 5월 사퇴서를 제출했고 다음달 탈퇴서가 공식적으로 수리된 것이다. 15년이나 지난 지금 탈퇴서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나 탈퇴서를 받은 사람이 있고 처리한 사람이 있으며 충북문학에 이같은 사실이 확인된만큼 조 회장이 청주문협을 자진 탈퇴한 것이 확실하다. 2013년 회장 선거 당시 청주문인협회 회장이었던 심억수씨도 "당시 조 후보가 청주문인협회 회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후보 자격 시비가 일자 조 회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자신은 충북예총 고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충북예총 운영규정에 전임 회장이 당연직 고문이라는 조항은 없다. 한국예총 정관에는 전임 회장을 당연직 명예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되어 있다. 이를 준용한다해도 충북문인협회 회장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그가 이제와서 충북예총 명예 회장 혹은 고문이어서 후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충북예총 정관에 회장 후보 자격은 '회원 단체의 정회원이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청주문협 회원도 아니었고 충북문협 고문도 아니었다. 따라서 충북문협 회장의 추천을 받아 출마한 것은 선거 규정 위반이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출마하여 당선됐다면 당연히 당선도 무효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회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6000여명의 예총 회원과 충북도민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