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의 고장이라는 충남 천안시에서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천안문화원장이 총회에서 다시 출마하여 문화원장으로 당선 된것이다. 재출마한 사람도 한심하지만 선거에서 과반수의 표를 몰아줘 당선시킨 회원들도 이해할 수가 없다.
천안문화원장 K모씨는 지난해 8월 16일 고등법원으로 부터 '강제추행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판결 받았다. 그러자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같은해 11월 29일 기각돼 성추행 혐의가 확정됐다. 그는 지난 2005년 10월 문화원 여직원 A씨(27)와 2006년 3월 요리강사 B(45)씨를 강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성추행 혐의가 확정되자 지역 사회단체에서 즉각 사퇴를 주장했고 결국 두달만인 지난 28일 27명의 이사진과 함께 K원장이 공식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곧이어 열린 총회에서 원장 후보로 출마 재당선된 것이다.
문화원 측은 6개월 이상 회비를 납부한 유효회원 53명이 참여한 가운데 투표를 실시 K씨가 38표를 얻어 임기 4년의 신임원장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사가 또다시 원장에 출마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거칠게 항의했으나 "정관에 출마 자격을 금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투표에 부쳐졌다.
K원장은 선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회원들이 원장 후보 추천을 한다면 출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해 사전에 일부 회원들과 입을 맞춘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회원들이 추천했는데 출마하지 않으면 회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양심이 실종된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55년의 역사를 가진 전국 최고의 문화원을 성추행범이 원장을 맡게 되므로 문화원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문화원장은 지역의 원로가 맡는 향기나는 직책이다. 그 품격있는 천안문화원이 한 사람 때문에 만신창이가 돼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K원장은 스스로 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시민들에게 사과 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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