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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파트 앞에 산이 사라졌다.

by 조무주 2008. 2. 23.

 

      2006년 여름 구름에 쌓인 앞산의 풍경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사진으로 담았다. 이제 이 경치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도심에서 약간 벗어나 경치가 비교적 괜찮은 곳이다.

이 아파트를 선택하게 된 것은 출근 시간이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데도 주변에 산이 많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 같고

등산 다니기도 좋고, 더구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야트막한 앞 산이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앞산의 울창하던 소나무가 뽑히고 굴참나무가 무심하게 잘려 나가기 시작했다.

너무 놀라서 구청에 알아봤더니 민간 사업자가 토지개발 사업 허가를 받아 이 산을 헐어내고 아파트 1000세대를 짓는다는 것이다.

아이고 망했구나. 그 좋던 경치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말았으니...

          아파트 앞의 자그마한 산의 나무가 모두 뽑혔다. 이산의 흙을 모두 퍼내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위 사진 구름 아래 있던 산이 사라지는 것. 나무가 무성하여 등산도 다니던 곳인데...

               푸르던 산이 이미 나무가 없는 빈둥산이 되었다.

  

더구나 이곳에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뒷산도 하늘도 안 보일텐데, 이미 허가가 낫다고 하니 항의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을테고,

혼자 속상해 하는데 인근에는 또 골프연습장이 들어 섰다. 아니 웬 골프장연습장이.

또 구청에 알아보니 시청 토지인데 민간에게 임대하여 골프장으로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골프치는 소리에 낮잠 자기도 틀렸구나 생각하니 화가 치민다. 아파트 앞에 테니스장이 있긴 했어도 테니스장은 오히려 운동하는 사람을 구경할 수도 있고

테니스 공 치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아 괜찮았는데 골프장은 사정이 다를 것 같다. 전에 골프연습장에 다닐때 인근의 단독 주택 주민들이 골프장에 와서 항의 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공치는 소리는 인근 100m 까지 들리기 때문에 여름철 문을 열어 놓고 자는 사람에게는 공해가 아닐 수 없다.

딱~딱~ 그 소리가 좋을리 없지...

 

                산 바로 앞의 테니스장은 온전하게 남아있어 다행이다. 테니스 치는 모습은 앞으로도 볼 수 있겠지.

   

전에 다니던 골프연습장은 오후 9시 이후에는 손님을 받지 않았다.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골프장도 많은데,

워낙 주민들의 항의가 심해 어쩔 수 없이 이 골프장은 결국 주민들과 합의 하여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했다.

 

경치가 좋은 이유 때문에 이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에이구~~나는 망했네.

아파트 가격도 몇천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가장 큰 매력이 앞산 전경이었는데 그게 사라졌으니.

요즘 미 분양 아파트도 많다는데... 값이나 떨어지지 말았으면.

 

              아파트 앞에서 오른쪽 편으로 바라본 노을 풍경, 이 모습은 그래도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