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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클린턴 전 미대통령의 방북이 갖는 의미.

by 조무주 2009. 8. 5.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가 북한을 방문한 주 목적은 억류 중인 미 여기자 2명을 석방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의 위치로 볼때 경색된 한반도 정세를 풀어 나가는 단초가 될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가 전직 미국의 대통령인데다 현 국무부장관인 힐러리의 남편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이 여기자를 석방 조건으로 미국의 고위급 특사 방북을 요구했으며 그 중에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의 요구를 미국이 들어 준 셈이다.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여기자 석방을 위해 개인적인 활동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클린턴이 미국 당국과 교감없이 북한을 방문했을리는 없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북한의 보도도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의 답례로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 여기자 2명을 특사로 석방했다. 그리고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귀환했다.

 

 북한의 중앙통신은 “방북한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2명이 북한에 불법 입국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 관대하게 용서해 돌려 보내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정중히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의 보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기는 어렵다고 보더라도 여기자 석방을 위해 미 정부 승인하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미 정부는 지금도 클린턴의 방북은 개인 활동이며 여기자 문제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음 단계는 북·미가 대화로 나설지 하는 문제이다. 북한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만났으며 이러한 상봉에서 북미 사이의 현안들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됐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견해 일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어떤 방법이든 대화로 북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미 정부로서는 이번 호기를 그냥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9년전인 2000년 현직 대통령이었을 때 방북을 추진한 바 있다. 2000년 10월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명록 차수가 클린턴 대통령과 면담이 성사되면서 상호 적대시 정책 배제, 무력 불사용, 내정 불간섭 원칙이 포함된 북미 공동커뮤니케가 만들어졌다. 조명록은 당시 방북 초청장을 전달했고 클린턴 대통령 방북이 추진됐었다. 결국 클린턴은 9년만에야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 오바마 대통령의 정권 인수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60) 진보센터 회장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데스타는 클린턴의 측근 인사이면서 오바마 대통령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방북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데스타 회장의 동행도 여러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을 크게 완화 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이번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북·미 회담이든 6자회담이든 성사시켜 대화의 물꼬를 트기를 촉구한다.

 

클린턴